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환율을 1.9%가량 높여 고시하며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
11일 인민은행 외환교역센터는 위안ㆍ달러 환율을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10일 고시환율인 6.1162위안보다 1.86% 오른 수치다. 이 같은 가치하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0.7% 하락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이다. 관리변동환율제인 중국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기준환율의 2%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전일 공지문에서 일간 기준환율을 시장 조성자들의 환율과 전날 마감환율을 모두 고려해 이같이 변경했다고 밝혔다. 무역지표 부진으로 인한 중국 경기침체 우려와 위안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공지문에서 "위안화 강세가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는 제조업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지는 등 경기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8.3%나 급감하며 경기침체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인민은행은 중국발 글로벌 환율전쟁이라는 시각을 의식한 듯 이번 조치가 일회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위해 환율정책을 시장친화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약 25원 폭등해 1,180원 50전까지 오르는 등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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