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에서 3국 정상은 북한 핵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며 국제사회의 성실한 일원으로 복귀할 경우에는 지원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핵을 고수할 경우에는 경제제재 등 기존 채찍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의 길로 나선다면 경제지원 등 당근을 제시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정상이 만난 것은 지난 2012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마지막으로 양국 정상은 22개월 만에 자리를 같이하게 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회담 내용의) 대부분이 북핵 문제에 할당됐다"면서 "북핵 관련 현상을 평가하고 북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3자 차원의 심도 있는 의견 교환과 대응 방안들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두발언 2~3분 동안 북핵 불용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미국과 일본의 협조 및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3국 정상은 '핵의 평화적 이용과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의 취지에 맞게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지만 과거사 인식이나 일본군위안부 등 한일 양자 간 역사문제는 논의대상에서 제외했다.
박 대통령은 집권 이후 6차례의 해외 순방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요 열강으로부터 북핵 불용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낸 데 이어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얻어냄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한편 박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본회의 발언을 통해 원자력 방호·방재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비준서를 기탁할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이 취할 조치들에 대해 말씀드리면 우선 한국은 현재 핵테러억제협약(ICSANT)과 개정 핵물질방호협약(CPPNM) 비준을 위해 관련 국내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고 국회 통과가 이뤄지는 대로 비준서를 기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핵을 겨냥해 "핵비확산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증진을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핵안보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뤄 세계평화와 안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안보리 1540 위원회 의장국으로서 안보리 결의 1540호 채택 10주년을 기념하는 안보리 고위급 토의를 올해 5월 개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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