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미래를 짊어질 나라의 일꾼’이요, ‘보배이자 기둥’ ‘미래의 희망’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50년 뒤 우리에게 그런 일꾼과 보배이자 희망이 사라진다는 재앙에 가까운 전망이 나왔다.
지난 7일 여성가족부 ‘2012 청소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020만명이었던 청소년(9~24세)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오는 2060년에는 501만명으로 급감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는 절망에 가까운 전망이 있었다. 이로 인해 2031년부터는 마이너스 인구 성장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지금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천만이 넘는 나라들 대열에 진입했고 세계 무역 8강 진입을 눈앞에 두는 등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후 독립국으로는 유일한 사례에 속하는 신화에 가까운 얘기다. 좁은 국토와 풍요롭지 못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재양성을 통해 극복해낸 결과다.
그런 우리에게 청소년 인구의 급감 소식은 향후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에 잔뜩 먹구름이 끼게 한다. 이대로라면 당장의 선진국 진입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명운을 걱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과한 게 아닐 듯하다.
사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라는 먼 얘기를 하기 전에 현재 우리 아이들이 놓인 환경부터 돌이켜봐야 할 때이기도 하다. 얼마 전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해 서울시내 초중고 학생을 조사한 결과 학교에서 ‘왕따’ 등 따돌림이나 괴롭힘, 폭행 등에 시달린 학생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청소년 4명 중 한 명이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얘기까지 전해진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저출산 문제는 계층ㆍ세대 간 갈등이 불거지는 요인이 돼 각종 사회 문제를 낳고 국가 미래 경쟁력을 곤두박질치게 할 것이다. 여기에 구김살 없이 자라나야 할 오늘의 청소년들은 온갖 경쟁과 상처로 멍들어 가고 있다. 이제 ‘일꾼을 일꾼답게, 보배를 보배답게, 희망을 희망답게’지키기 위해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곧 새 정부가 출범한다. 국민과 함께한 새로운 약속들을 가지고 그 약속을 온전히 지켜달라는 국민의 열망을 품고 닻을 올리고 돛을 펴게 될 것이다. 순풍도 있고 풍랑도 만나게 되겠지만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들이 산적한 만큼 모두가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보배와 희망’을 지키는 항해를 거침없이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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