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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단위에서 균열 조절해 무늬 그리는 기술 개발

유니스트(UNIST) 김태성 교수(교신저자)와 김민석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 하도경 석박사통 과정연구원(제1저자)이 나노 단위에서 미세한 균열을 조절해 자유롭게 패턴을 만드는 기술을 기발하고, 마이크로-나노패턴이 그려진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UNIST

나노 단위의 균열(crack)을 조절해 세밀한 무늬를 그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 미세패턴 제작 공정을 그대로 쓰며, 빠르고 정밀해 나노기술 보급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5일 유니스트(UNIST)에 따르면 이 대학 김태성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은 반도체 등에 미세패턴을 그리는 공정에서 생기는 초미세 균열을 인위적으로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10일 정도 걸려야 완성되던 나노 패턴을 30분 만에 만들 수 있다. 균열의 길이와 두께 등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현재 미세패턴은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공정으로 만든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바른 뒤 원하는 무늬를 새긴 마스크로 덮고, 자외선(UV) 등의 빛을 쬐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빛을 받은 부분만 딱딱해져 나머지 부분만 현상액 등으로 깎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마이크로(㎛, 1㎛=100만 분의 1m) 단위까지 무늬를 그릴 수 있다. 나노(㎚, 1㎚=10억 분의 1m) 단위의 무늬는 전자빔 식각(e-beam lithography) 등 고가의 장비를 써야 한다. 이 방식을 써도 제작 면적이 좁고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었다.

김태성 교수팀은 포토리소그래피 과정을 그대로 쓰면서 나노 단위의 무늬를 새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이용해 마이크로 단위로 원형이나 삼각형 등 다양한 구조체를 만들어 넣어 균열의 시작과 끝, 방향까지 조정한 것이다. 쪼여주는 빛 에너지의 양에 따라 균열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이 논문의 제1저자 김민석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 기술은 고가의 나노공정 장비 없이 포토리소그래피 공정만 이용해 마이크로-나노 단위의 복합적인 무늬를 대면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기존에 반도체 제작 공정에서 쓰이던 포토리소그래피 대량생산 자동화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00원짜리 동전 면적에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새겨 복잡한 마이크로-나노 무늬를 선보였다. 이런 복잡한 무늬도 넓은 기판에 자동으로 새길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6인치 대면적 웨이퍼에 나노 단위로 무늬를 새기려면 전자빔 식각으로 대략 10일 정도 걸린다”며 “이번에 개발한 ‘크랙-포토리소그래피(crack-photolithography)’ 기술을 이용하면 30분 만에 할 수 있고, 더 큰 웨이퍼를 사용하면 광범위하게 작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 교수는 “균열을 제어해 제작한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체는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나노공정의 새로운 대안”이라며 “소재는 물론 기계, 전기, 전자, 바이오, 화학, 환경, 에너지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기계공학, 재료공학, 나노·바이오공학 등 다양한 학문기술의 융·복합이 필요한 주제”라며 “국내 연구진이 단독으로 개발한 융합 연구의 좋은 선례”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2월 18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일반연구자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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