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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파국의 예감

제6보(81~100)



한상훈이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냉정해야 한다고 수십 번 자신을 타일렀다. 흥분은 가라앉았지만 그 대신 긴장이 온몸을 경직 시켰다. 물러서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긴장을 증폭시켰다. 반면에 이세돌은 저단자인 한국 소년과 타이틀을 다툰다는 겸연쩍음을 털어버리고 평소의 자유분방과 능청과 동물적인 승부후각을 모두 되찾고 있었다. 그는 이미 세계대회 챔피언에 8회나 오른 노련한 승부사였다. 흑81은 가장 강경한 응수였으며 이 수를 선택하는 순간 이 판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검토실의 고수들은 흑의 파국을 예감하고 있었다. 한상훈이 좀더 노련한 승부사였다면 흑81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물러서는 타협책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 코스면 일단 파국은 면하겠지요. 하지만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김성룡) 흑이 93을 둘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이 바둑의 운명을 암시해 준다. 원래 이곳은 백이 끝내기의 손실을 많이 당하게 되어 있는 지역이었다. 참고도2의 흑1과 3이 그 수순인데 만약 백이 4로 받는다면 흑5 이하 13으로 대형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백은 4로 받지 못하고 왼쪽을 어떤 식으로든 보강해야 하며 흑은 4의 자리에 막는 큰 끝내기를 보장 받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실전보의 93은 그 즐거운 수단을 제 손으로 없애는 수순이었다. 흑95로는 96의 자리에 지키고 버티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95의 자리를 역으로 백에게 허용하면 왼쪽 흑대마가 몹시 시달리게 되므로 견디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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