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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보던 작품들 함께 나누고 싶어요"

■ 40여년 모은 미술품 컬렉션 여는 이명숙씨

이명숙

"나 혼자만 보던 아름다운 작품을 전시회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40여년간 그림을 모아온 컬렉터 이명숙(69∙사진)씨가 31일 고희연을 맞아 그의 컬렉션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전시회를 열었다. '마음속의 천국: 어느 컬렉터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오는 2월6일까지 신사동 예화랑에서 애장품을 선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컬렉터가 소장품을 공개하는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전시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림은 내가 좋아하면 그만큼 나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끼리는 배신∙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림은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거든요." 그가 그림을 모으게 된 배경이다. 그동안 틈틈이 한 점 두 점 모은 작품이 어느새 200점을 넘었다. 전시에는 소장품 중 70여점을 골랐다.

치과의사인 이씨는 대한민국 예술원장과 이화여대 미술대 교수를 지낸 이준(94) 화백의 장녀다. 전시회에서는 아버지 이 화백의'선회'를 비롯해 문신∙남관∙이응노∙권옥연∙전혁림∙황주리 등 한국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살바도르 달리, 데미안 허스트, 장샤오강 등 외국 작가들을 곁들였다.



그가 처음 구입한 그림은 돌담의 이끼를 형상화한 남관(1911∼1990년)의 '고훈(古薰∙1965년)'이다. "연세대 치대 강사로 일하던 지난 1970년대 중반 남관의 개인전에 가서 직접 선생님께 '출품작 중 가장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저거'라고 해서 1년치 봉급을 털어 샀지요."

이렇게 소중하게 모은 작품들은 나중에 누구에게 맡길지 물었더니 그는 "70세밖에 안됐는데 앞으로 30년 후의 일을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지요"라며 "다만 누구든지 애정을 갖고 잘 관리하고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나 기관에 남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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