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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이뤄낸 이상주의적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준다.(교보문고 남기산 자기계발MD)
유엔이 선정한 '2014년 올해의 교육기관'에 이름을 올린 '약속의 연필(Pencils of Promise)' 설립자 애덤 브라운의 자전적 에세이다. '약속의 연필'은 저개발국에 초등교육 시설을 세워주는 비영리단체다. 지난 2008년 출범해 라오스 산악지대의 파퉁마을에 첫 학교를 세운 후 5년 만에 221개의 학교를 짓고 3만명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엄청난 성과를 거둔 주인공은 우리 나이로 겨우 서른둘. 이십대 초반에 만난 한 소년과 연필이 그의 인생경로를 바꾸었다고 한다.
대학 3학년 때 인도로 배낭여행을 간 저자는 구걸하는 소년에게 물었다. "뭐든지 가질 수 있다면 뭘 제일 갖고 싶니?" 소년의 대답은 이랬다. "연필이요." 저자가 배낭 안에 갖고 있던 HB연필 한 자루를 꺼내 건네자 소년은 보석이라도 받은 것처럼 기뻐했다. 저자가 연필을 매개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계기가 된 사건이란다.
저자는 처음부터 사회개혁가나 운동가는 아니었다.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명문대를 졸업했다. 금융업계에 취직해 억만장자가 되겠다는 꿈을 꿨던 그는 대학 졸업 이후 유명 컨설팅 그룹에 입사한다. 근사한 아파트와 좋은 차, 끊이지 않는 파티 등 모두가 부러워하는 것을 누렸지만 마음은 허전했다. 대학 시절 세계를 돌며 만났던 가난한 아이들을 떠올리면서 이유를 발견한다. "나보다 운이 나빴던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듯한 심정이었다."
저자의 성공담이 특별하게 읽히는 이유는 그 일을 이뤄낸 방식이다. 일을 성취해가는 과정에서 그는 늘 재미를 추구한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자신의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금 마련을 위한 파티나 가장 무도회를 기획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다들 즐거우면서 의미도 있는 무엇인가를 찾는 사람들이었다.
더불어 저자는 쓰는 단어를 바꿔야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비영리'라는 단어 대신 '목적 지향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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