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타저(投高打低)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로 올 시즌 프로야구는 개막 2연전부터 방망이에 불이 났다. 투고타저란 투수들이 득세하고 타자들은 힘을 못써 점수가 적게 나오는 현상. 자존심이 상할 법한 타자들이 보란 듯 화력 쇼를 과시했다.
지난 30일 시즌에 돌입한 프로야구는 개막전 4경기에서 총 54점이 나왔다. 종전 기록인 2000년 4월5일의 52점을 넘어 역대 개막전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31일의 36점도 적지 않은 수치다.
이틀간 13만7,761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무더기 득점 행진은 시원한 홈런이 주도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개막전에서 만루 홈런이 3개나 터지는 등 이틀 동안 8경기에서 홈런 10방이 쏟아졌다. 두산 오재원과 김현수가 30일 삼성전에서, LG 정성훈이 같은 날 SK전에서 만루포를 뿜었고 31일엔 KIA전에 나선 지난해 최우수선수(MVP)이자 홈런왕 박병호(넥센)가 시즌 첫 안타를 1점 홈런으로 뽑아냈다. 두산과 LG, 롯데는 각각 삼성과 SK, 한화를 상대로 2연승을 내달렸다.
한편 일본에선 이대호(오릭스)가 31일까지 개막 3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에 1홈런과 3경기 연속 2루타로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뽐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