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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지키며 약자 위하는게 공직 최고 가치"

정년퇴임 앞둔 손 찬 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위생검역부장

손찬준

SetSectionName(); "명예 지키며 약자 위하는게 공직 최고 가치" 퇴임 앞둔 최고참 고위관료 손찬준 위생검역부장 손 철기자 runiron@sed.co.kr 손찬준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공직의 최고 가치는'명예'죠. 명예를 지키며 사회의 약자를 위해 일하려 노력했는데…" 손찬준(사진ㆍ60)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위생검역부장(국장급)은 정년 퇴임식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겸연쩍어했다. 행시 13회인 손 부장은 현역 최고참 고위공무원이다. 1973년 말 농수산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사무관 7년 ▦과장 11년 ▦국장 18년 등 36년을 관료로 국가에 봉사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 전재희 복지부 장관, 이윤호 주러대사 내정자 등이 그의 행시 동기다. 수과원이 소속된 농식품부 장태평 장관과는 동갑이지만 행시로는 그가 7년 선배다. 손 부장은"동기생 96명 중 정무직, 선출직을 빼면 나만 남았는데'끝까지 하라'며 친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줘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후배들이 잇따라 장ㆍ차관에 오를 땐 마음 고생이 컸다. 법률로 신분이 보장돼 있지만'승진'하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 하는 관료 문화를 처음부터 그가 거부하려고 맘 먹은 것도 아니었다. 한 때 손 부장도 시쳇말로 잘 나갔다. 농수산부 최고 엘리트들이 맡는 청와대 농수산담당관을 2년, 주미한국대사관 농무관을 3년씩 역임했다. 과거를 회상하던 손 부장은"공직의 절반을 국장으로 보냈지만'자리보다 일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권 교체기 유행하는'영혼 없는 공무원'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그의 시련의 시작이었다. 97년 말 외환위기 극복에 온 몸을 바치며 주미대사관에서 일했지만 소위'정치'를 하지 않은 손 부장이 본국에 돌아와 맞은 건'권고 사직'이었다. 달러가 없어 국내 농업도 망할 지경이었는 데 당시 손 국장이 백방으로 뛰어 미국에서 15억달러의 긴급 외자를 끌어들이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날벼락'이었다. "이대로 명예를 버릴 순 없다"고 작정한 그는 산림청 행을 택했지만 '흐르는 시간'을 되돌릴 순 없었다. 그 뒤로 또 한번 사직권고와 함께 농협중앙회 임원직을 제의 받았지만 뿌리쳤다. 손 부장은"돈 더 벌자고 공직을 그렇게 버리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49년생 소띠인 손 부장은 기축년과 함께 떠난다. 그는"못사는 후진국에서 이제는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는 선진국을 눈 앞에 둔 나라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것이 내 생애 최고 영광"이라며 퇴임사를 써놓았다. 외환위기를 공무원 생활 최대의 쓰라림으로 간직하고 있는 손 부장은 후배들에게 "예지력과 문제의식, 열정을 갖고 일할 것"을 당부하며"사회에 나가'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후배 공무원들을 많이 만나는 게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손 부장의 퇴임식은 30일 오전 11시 안양시 수과원 대강당에서 열린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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