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안양호계지역주택조합이 옛 LS전선 안양공장 부지에 짓는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안양 호계 푸르지오'는 지난해 7월 조합원 모집에 나선 지 1년도 안 된 지난 5월 건립가구 수 410가구의 절반이 넘는 210명의 조합원을 모집했다. 조합 측은 이미 토지매입계약까지 체결했으며 이르면 연내 착공에 들어가 내년 초에 분양할 예정이다.
#2. 지난 2008년 부천시 중공에 조합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정한 '성진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7월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았지만 이후 1년6개월이 넘도록 분양은 물론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설 토지 매입을 둘러싸고 소송이 벌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최근 저렴한 가격의 내 집 마련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역조합 아파트 사업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웬만한 건설사 자체 사업 못지 않은 속도를 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사업은 토지매입 지연, 조합원 갈등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 표류하고 있는 것.
3일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중동'의 경우 토지 매입 문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은 케이스다. 사업부지 내에 있는 일부 토지 소유주의 수용 거부가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조합측이 매도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가까스로 부지를 100%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사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조합원들이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조합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은 전체 548가구 중 절반가량인 270가구를 일반분양할 방침이지만 문제는 분양가격과 조합원 추가분담금이다. 당초 조합 측은 조합원에게 추가 분담금 없이 3.3㎡당 1,340만원대에 아파트를 공급하고 일반분양가는 1,500만원선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인근에서 3.3㎡당 1,500만원대에 분양한 인근 재건축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사업 중단과 조합 탈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 관계자는 "늦어지기는 했지만 토지매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조합원들을 추슬러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겠다" 고 말했다.
토지매입을 위해 1,500억원가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을 선 삼성물산도 다급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삼성물산이 부담한 금융비용만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든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내년 중 분양할 예정이지만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달 말 부천시가 양측을 불러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자칫 사업이 무산될 경우 조합원은 물론 삼성물산도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반면 대우건설의 '안양 호계 푸르지오'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관건인 토지 확보가 조기에 완료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조합이 행정 처리나 시공ㆍ설계 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 부동산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과 함께 상품개발과 사업관리를 공동으로 진행해 사업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조합 아파트 사업은 토지매입을 얼마나 원활하게 마무리 짓느냐가 관건"이라며 "토지 소유관계가 복잡한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