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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스트국회의원들 '빈축'

'증인' 기업체 사장에게서 골프 접대 · 피감 기관에 질의 작성 맡기기 까지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워스트(Worst) 국회의원은 누구일까.' 국감 닷새째인 9일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워스트 국회의원'들이 빈축을 사고 있다. 국감 직전 또는 국감 중 일부 의원들은 증인으로 참석한 기업체 사장으로부터 골프 등의 접대를 받는가 하면 피감기관에 질의작성을 맡기거나 급조한 '부실 투성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정부를 믿지 못해 답변할 '대사'를 정해주는 의원도 여럿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을 대신해 국감에서 행정부의 한해 국정운영을 감시ㆍ감독해야 할 의원들이 오히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피감기관에 갑을관계 차원에서 부담을 지우고 유착의혹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이동통신사의 통신료 인하가 쟁점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앞서 이통사들로부터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소속의 모 의원은 "국감을 시작하기 전 통신료 인하가 쟁점이 되던 때 이통사들로부터 고급와인과 골프를 접대 받았다"고 털어놨다. 추석 연휴 직후 열린 탓인지 국감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의원은 급한 대로 '외부 용역'을 통해 질의서를 만들기도 한다. 모 민주당 의원은 피감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국책 연구소에 질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한 국책 연구소 소속 연구원은 "요즘은 의원 측에서 국책 연구소나 경제 관련 연구소에 국정감사 질의서를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일방적으로 호통을 늘어놓는 의원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병무청을 상대로 한 국회 국방위 국감에서 한 한나라당 중진 의원은 질의 시간 내내 정부 관계자의 거듭된 답변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병무청 관계자에게 "내가 준비를 제대로 했으니 '의원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보좌관은 "정부가 워낙 발뺌을 하니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했지만 다른 보좌관은 "날카롭게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정부가 잘못을 시인하게 하는 의원이 진짜 실력가"라고 반박했다. 여야 대치로 상임위 피감 대상이 바뀌자 질의서를 급조해 부실한 국감이 된 경우도 있다. 정무위의 경우 박영준 국무차장의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했고 함께 묶인 다른 증인까지 채택하지 못했다.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관계자는 "물어볼 증인이 없으므로 준비하던 것을 제치고 하루 전에 다른 질문을 급조했는데 우리가 생각해도 내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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