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전 회장은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 3억원’의 행방을 증언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이지만, 그는 ‘(병 때문에) 기억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증언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던 라 전 회장이 12일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라 전 회장이) 변호인을 선임해 신고서를 냈다”며 “신한사태 충격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라 전 회장에게 다시 소환장을 발송할지 묻는 재판부 질문에 "우리도 그와 직접 접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리인을 통해 시도해보겠다"고 답했다.
라 전 회장이 앞으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으면 신한사태의 쟁점 중 하나인 고(故) 이희건 신한금융 명예회장의 자문료 조성과 차명계좌 관리, 비자금 3억원의 정치권 전달 의혹은 풀기 어려워 진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인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측 변호인은 “병환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변호인을 통한 서면 제출만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라 전 회장이 직접 법정에 나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 전 사장은 이희건 신한지주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회삿돈 15억 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으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신 전 사장의 비자금 3억원을 빼돌려 쓴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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