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외교부 관계자의 발언 등을 종합해보면 19일 오후5시30분께 무역관에서 퇴근하던 한 관장의 차량을 또 다른 차량 한 대가 갑자기 앞질러 막아섰다. 이후 총 등의 개인화기로 무장한 괴한 4명이 해당 차를 포위한 뒤 한 관장을 위협, 자신들의 차량에 태운 다음 트리폴리 서쪽 지역으로 도주했다. 괴한들은 한 관장만 납치했을 뿐 관용차량을 운전한 이라크인 운전사는 현장에 그대로 남겨뒀다.
이라크인 운전사는 피랍 직후 리비아 주재 우리 대사관에 해당 사실을 즉시 알렸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리비아 경찰의 조사는 따로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무장괴한들이 납치 상황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건이 아직 어떤 목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트리폴리 시내에서 대담하게 납치가 진행된 것 등의 정황을 감안할 때 정부 당국은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리비아대사관은 사건이 접수된 직후 리비아 외교부·국방부·정보부·내무부와 경찰 등 관계기관뿐 아니라 지역 민병대 등을 접촉해 한 관장의 소재 확인과 안전한 석방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한 해 동안 리비아에서 우리 기업이나 동포가 무장강도 사건을 당한 것은 10여차례이며 피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