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괴물의 공세는 전기ㆍ전자 등 일부 산업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특허괴물이 영역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어 2차전지ㆍ자동차ㆍ바이오 등의 기술도 점차 분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 소송 대상도 대기업에서 중견ㆍ중소기업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특허괴물 등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분쟁은 전기ㆍ전자에 한정돼 있다. 세계 1위로 부상한 PDPㆍLCDㆍ반도체ㆍ휴대폰ㆍ디지털ㆍ컴퓨터 등이 그 대상이다. 지난 2006년부터 총 126건의 특허소송이 신규로 제기됐는데 이중 전기ㆍ전자 분야가 80~90%를 차지했다. 최근 들어서는 화학ㆍ자동차ㆍ약품 등에서의 특허소송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들 분야는 2005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해외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은 거의 없었다. 자동차의 경우 2006년부터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6년 1건, 2007년 3건, 2008년 4건, 2009년 1~8월 1건 등 총 9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2차전지가 타깃이 된 화학 분야도 2007년 3건, 2008년 2건, 2009년 1~8월 4건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괴물의 공세가 전기ㆍ전자에서 자동차ㆍ2차전지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다른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인텔렉추얼벤처스(IV) 등 특허괴물들이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대형 수출 제품을 미리 상정하고 관련 특허를 매집하고 있다"면서 "전기ㆍ전자 외에 우리의 주력 수출품으로 부상한 2차전지ㆍ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히 특허 매입 활동을 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허공세를 좀 더 강하게 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특허괴물들이 국내 기업을 상대하기 위해 해당 산업계의 전문인력을 최근 들어 부쩍 채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위주의 특허공세는 머지않아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괴물들이 대기업을 공략하기에 앞서 법적 대응능력이 취약한 관련 분야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여기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 크다는 것이다. 박영탁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원장은 "중소 및 중견기업도 거꾸로 특허괴물의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허괴물의 공세는 더 이상 일부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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