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인구 12억명의 대국이자 유럽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는 인도에 이르면 오는 8월 신형 'i20'를 출시해 현지 공략 속도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6월 인도 누적 판매량은 20만7,380대에 달해 현지 진출 이후 반기 기준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2012년 상반기에 세운 기록을 2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9만7,277대)과 비교하면 1,000대 이상 늘어난 규모다.
차종별로는 소형차가 주력인 시장답게 아담하고 효율적인 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형 해치백 '그랜드 i10'이 5만7,758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엑센트'와 'i20'도 각각 2만3,240대, 2만3,200대 판매돼 현대차의 신기록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성과는 인도의 차량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서 의미가 더 크다. 올해 6월까지 인도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27만3,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0.5%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일본 스즈키의 인도 법인이자 현지 독보적인 1위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됐다. 6월 기준 현대차의 현지 점유율은 15.6%로 혼다(7.6%), 마힌드라(7.4%), 도요타(5.6%) 등 3위 그룹을 압도하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우선 인구가 12억3,000만여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이로 인해 자동차 수요(2013년 기준) 역시 단일 국가로는 중국·미국·일본·브라질·독일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8~9월께 i20의 신형 모델을 출시하고 현지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i20는 유럽과 인도 시장만을 누비는 맞춤형 소형차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르게 잘 팔리고 있는 다양한 현지 전략 차종에 신차까지 가세하면 인도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40만대 판매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