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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정책금융공사 2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진영욱(사진) 사장은 조심스러운 행보로 첫발을 뗐다. 취임식도 취임사만 행사 직전에 언론에 배포했을 뿐 그럴듯한 홍보도 없었다. 요란을 떨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취임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시종일관 차분했다. 진 사장은 하이닉스 매각 관련해 "공사의 본래 업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바깥에서 공사가 하이닉스 매각기관으로 보인 것 같다. 하이닉스 매각은 한 번하고 나면 끝나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더 나아가 "알아보니깐 하이닉스의 주채권 은행은 외환은행이더라. 외환은행이 이를 도맡아 해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정책금융공사가 하이닉스채권단의 일원인 만큼 이에 대한 역할은 다하겠지만 유재한 전 사장처럼 하이닉스 매각에 앞장섰다가 화를 부른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 전 사장의 사임을 놓고서는 "열심히 일을 하려다 보니깐 그런 유탄을 맞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의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채권단 가운데 3대 주주인 공사가 매각에 앞장서는 모양새를 만든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진 사장은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모든 의사결정에 신중을 기하겠다. 특히 업무와 내부 시스템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발생한 조직의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직원들의 업무 연속성을 보장해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또 "어느 조직에서나 장(長)이 새로 취임하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맞이하게 마련"이라며 "직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우려를 불식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가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비췄다. 진 사장은 "국가 전략상 필요한 산업이나 상업적 고려로는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 등에 지원을 하는 게 공사의 기본적인 역할"이라면서 "하루빨리 한국의 대표적 정책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중점 경영방향은 중소ㆍ중견기업의 자금지원, 녹색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등을 꼽았다. 아울러 금융시장 안정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진 사장은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상시 대응함으로써 설립 법에 명시된 고유 업무인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행정고시 16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무부 국제금융과장과 은행과장, 재정경제부 국제금융담당관 등을 지냈으며 한화증권 사장과 한화손해보험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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