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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 느끼지 않아”

“훈련을 강행할 경우, 예상할 수 없는 타격을 가하겠다”던 북한이 20일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이 끝난 뒤 3시간 여 만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장 무력도발 식의 대응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최고사령부 명의의 ‘보도’를 통해 “우리 혁명 무력은 앞에서 얻어맞고 뒤에서 분풀이하는 식의 비열한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고사령부 보도는 그러나 위협은 잊지 않았다. 보도에는 “한계 없는 우리 혁명무력의 2차, 3차 강위력한(강력한) 대응타격이 미국과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의 본거지를 청산하는 데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당초 호언과는 달리 즉각적인 무력 대응을 하지 않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사격훈련 때와 달리 즉각 도발을 감행하지 못한 이유는 우리 군이 만반의 준비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군은 북한의 서북도서 추가 도발에 대비해 연평도와 백령도에 K-9 자주포를 추가 배치했고 다연장로켓(MLRS)과 신형 대포병레이더 등도 새로 투입했다. 연평도에 배치된 MLRS는 227㎜ 로켓포를 12발을 20초 안에 쏠 수 있는 것으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또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자위권을 발동해 전투기와 함정 등 육ㆍ해ㆍ공군 합동전력으로 즉각 응징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군은 이번 훈련에 대비해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톤급)을 비롯한 한국형 구축함(KDX-Ⅱ.4,500톤급) 2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공군의 F-15K 및 KF-16 전투기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공중 대기 중이었다. 북한으로서는 ‘무리한 도발’이 쉽지 않았던 셈. 또 주한미군과 유엔사 대표들이 훈련에 참여한 것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에는 주한미군 20여명이 참여해 통제, 통신,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했고,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 등도 참관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훈련 간에 북한군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했다”며 “현재까지 추가 도발은 없는 상태이고 우리 군은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서 지속 대북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대신 훈련 비난이나 위협하는 내용의 글만 쏟아냈다. 북한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 운영하는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이 시작되기 30분 전인 이날 오후 2시께 이번 훈련을 비난하고 위협하는 내용의 글을 한꺼번에 6건을 게재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북방한계선 고수를 겨냥한 ‘북침전쟁 도발책동’이라고 비난하면서, ‘우리(북한) 영해에 대한 포격 도발에 자위적 타격으로 대답할 것’이라는 위협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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