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몇백 만 원의 세금을 체납해 집이 공매당하고, 명의 한 번 빌려준 어리석음 때문에 혹독한 시련을 감수해야 하고, 탈세를 무마하기 위해 로비를 하다가 쇠고랑을 차기도 하고, 세무조사를 미끼로 돈을 벌려 앴는 사람들.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돈을 벌다가 갑자기 병에 걸려 죽고, 그 재산이 오히려 화근이 되어 자식들은 서로 싸우면서 상속세 때문에 골치아파지고, 탈세 제보를 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고, 회사는 망해도 사장은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처럼 회사재산을 빼돌려 치밀하게 은닉하고, 연쇄부도로 사업이 망해 세금이 체납되자 집 한 채 건지려고 아내 명의로 이전하고 가장이혼하는 사람들까지. 세금으로 부자되고, 세금으로 속터지는 사람들의 다양하고 절박한 이야기들은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세금 앞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는 길은 뭘까. 답은 세금을 잘 내야 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회피하려고 이리저리 묘수를 굴리다간 자칫 더 큰 혹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금을 잘 알고 나서, 절세하는 방법을 알면 이번에는 혹이 아닌 재산을 더 불려나갈 수 있다. 저자 고성춘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법무과장으로 재직한 5년 동안 많은 사건을 접했다. 억울한 사연, 안타까운 사연은 물론, 황당한 사연과 ‘이건 아닌데’ 하는 참을 수 없는 사연도 있었다. 상속세 사건 등 돈 많은 사람들의 집안다툼을 보면서 돈 앞에 인륜도 무너질 수 있다는 허망함을 느끼고, 탈세를 하는 사람들과 그를 협박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에 돈이 최고인 것 같다는 착각도 든다. 세무조사 무마로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영리한 사람들이 오히려 어리석게 보이고 게다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세상엔 참으로 영악한 사람들도 많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 속에 소개된 사건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지 내 일이 될 수 있는 일들이다. 저자는 차분히 세금과 관련된 여러 사건들을 정리하다 보니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 제도가 개선될 부분이 있다면 제도가 개선되기를, 납세자가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착각을 바로잡게 되기를, 세무공무원의 마인드가 좀 더 따뜻해져야 한다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약간의 픽션을 가미해 글을 썼다. 딱딱한 소송사건을 다뤘지만, 누구나 단박에 쉽고 재미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것도 픽션이 가미됐기 때문이다. 소송 당사자들은 물론 모두 가명 처리됐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진정 돈과의 싸움에서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세전문 변호사로 맹활약하고 있는 저자는 변호사보다 작가로 불리길 더 좋아하고, 왕성한 집필활동과 강연 등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국세청에서 5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조세법> 상하권, <국세기본법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사례연구> 시리즈는 세정발전을 위해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서울지방국세청에서는 법무과정으로 5만 건 이상의 조세 사건을 검토하는 등 국내에서 조세실무에서는 감히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불세출의 조세전문변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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