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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금융 위기에 따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연 시장은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INT는 올 한해 동안 인터파크 사이트와 현장에서 판매된 공연 티켓을 결산한 결과 총 판매 규모는 약 3,000억 원, 공연 편수는 총 8,445개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인터파크가 공연 시장을 결산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3,000억 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초로 2,000억 원을 돌파한 지난 해 2,200억 원보다 36% 정도 증가한 수치다. 유료티켓 판매 개수도 지난 해 480여만장에서 올해 630여만장으로 30% 이상 늘면서 시장 규모 확대 및 내실화를 견인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콘서트와 뮤지컬 시장의 활성화 덕분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측은 조용필ㆍ이승철ㆍ이문세 등 대형 가수의 전국투어 공연을 비롯해 공중파 TV를 통해 방영된 '나가수(나는 가수다)'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재조명된 실력파 가수들의 콘서트가 집중된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로 가수별 상위권 순위에는 임재범(5위), 김범수(9위), 김연우(9위) 등 '나가수' 출신 가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판매량이 가장 많은 장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뮤지컬이다. 순이익 100억 원을 돌파하며 올해 최대 히트 공연으로 떠오른 '지킬 앤 하이드'를 비롯해 '아이다', '빌리 엘리어트', '맘마미아' 등 대작 뮤지컬의 장기 흥행에 힘입어 뮤지컬 시장은 지난 해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루스퀘어, 디큐브아트센터 등 뮤지컬 전용공연장의 개관을 계기로 하드웨어가 갖춰지면서 뮤지컬 장기공연 환경과 제작 여건이 개선된 점이 시장 확대에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위주의 라인업과 신작 초연 부재에 대한 우려는 올해 '광화문연가', '엄마를 부탁해', '천국의 눈물', '투란도' 등 신작 창작뮤지컬의 출현으로 해소되는 분위기다. 넌버벌 퍼포먼스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객의 공연 관람도 일반 뮤지컬로 확대되면서 시장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뮤지컬 '모차르트!'와 '천국의 눈물'은 인기 아이돌 그룹 JYJ 멤버인 김준수가 출연해 일본 및 중국 관객들의 표심을 흔들었으며 '삼총사'와 '잭더리퍼' 등도 일본인 관객을 위해 일본어 자막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지난 해 연극 시장을 쌍끌이로 이끌었던 '연극열전'과 '무대가 좋다' 등의 기획 시리즈가 다소 주춤한데 비해 올해는 박근형 연출의 '햄릿'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른 '산불' 등 500석 내외 중극장 연극이 작품성이나 흥행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 '3월의 눈', '주인이 오셨다' 등이 호평을 받으며 연극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클래식 시장에서는 올해도 베를린 필하모닉,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모스크바 필 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풍성함을 더했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서울시향의 말러 시리즈는 다양한 레퍼토리와 안정적인 공연으로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선경 인터파크INT 공연사업본부 과장은 "올해 공연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장년층 관객의 폭발적인 증가와 남성 관객의 증가"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전체 공연 관객의 80%를 차지하던 20~30대가 올해 73.7%로 다소 줄어든 반면 40대는 14.2%로 전년 대비 3.2% 포인트 늘어났으며 올해 공연관객 성비도 여성 63%와 남성 37%로, 평균적인 성비였던 65대 35 비율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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