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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벤처 생태계를 온실 속 화초로 만들지 마라

정부가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2의 벤처붐 조성에 나선다. 올해 신규 벤처펀드 조성액을 2조원 규모로 5,000억원가량 늘리고 전문엔젤 제도를 도입해 기술창업과 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골자다. 전문엔젤, 벤처캐피털, 중견·대기업 등 민간이 1억원 이상 투자하면 정부가 연구개발·창업·해외마케팅 지원을 위해 3년간 최대 9억원을 매칭 지원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요즈마펀드'도 만든다. 외국 벤처캐피털 등 민간투자자와 공동으로 투자했다가 손실이 생기면 정부가 투자지분 한도 내에서 우선 충당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민간이 정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파격적 혜택이다.

정부의 새 정책은 기업공개(IPO)에 편중된 벤처투자 회수시장을 다변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이 인수한 벤처에 3년간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시켜주는 제도도 최근 시행된 만큼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해 벤처투자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들이 자칫 벤처캐피털·전문엔젤의 투자 리스크를 정부가 떠맡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백화점식 중소기업 지원이 중소기업의 자생력·경쟁력을 해치고 좀비기업의 연명을 돕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잖아도 민간투자를 받지 않아도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을 수 있는 문을 크게 열어줘 벤처 남발을 부추긴 정부가 아닌가.



유망한 벤처와 사업 아이템이라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투자자가 알아본다. 정부는 이런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규제 등 막힌 곳을 뚫어주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마중물 차원을 넘어 정부가 최대 90%까지 매칭 지원하거나 투자 리스크를 대신 떠안아준다면 벤처를 허약체질로 만든 정책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 정부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해 벤처생태계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모험 없는 벤처는 벤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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