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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지구 '물량폭탄'에 출렁

래미안힐스테이트 낮은 분양가에 조합원 매물 수요까지 빨아들여

주공5·6·7 등 분양가 책정 속앓이

시공사와 무상지분율 줄다리기에 인근 대단지 아파트 공급도 부담

강동권의 매머드급 재건축 지역인 고덕지구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하면서 벌써부터 단기 공급 과잉에 따른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치고 관리처분계획인가 총회를 준비중인 고덕 주공2단지. /서울경제DB


강남권 최대 재건축 밀집지역인 고덕지구에서 3,600여가구의 매머드급 아파트인 래미안힐스테이트가 분양되면서 주변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일반분양분만 1,100가구가 넘는데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다 보니 일반 매매거래 수요마저 흡수하는 분위기다.

고덕지구에서만 앞으로 6개단지 5,000여가구가 넘는 일반분양분이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인데다 위례신도시, 하남미사강변도시, 둔촌동 주공 재건축 등도 줄줄이 대기중이어서 서울 동남부권 주택 시장이 당분간 공급과잉 문제를 겪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조합원 입주권 수요마저 흡수=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가 청약에 나선 지난주 강동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낙폭이다. 특히 고덕 1단지를 재건축한 인근 '고덕 아이파크' 177㎡(이하 전용면적)는 한주만게 가격이 5,000만원이나 내려앉았다.

이지역 C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인데다 물량이 많다 보니 조합원 매물 수요까지 빨아들이는 것은 물론 인근 아파트 시세까지 끌어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관리처분계획인가 당시 일반분양가를 3.3당 2,050만원대에 책정할 예정이었지만 조합과 시공사가 막판에 이를 조정, 1,950만원대로 100만원이나 낮췄다.

일반분양가가 낮아지면서 현재 조합원 입주권 거래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번에 분양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의 기존 43㎡(대지지분 69㎡)의 조합원 지분 시세는 4억에서 4억6,000만원이다. 타워형 84㎡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내야 하는 추가부담금은 평균 2억2,400만원으로 총 비용은 최대 6억8,400만원이다. 반면 일반분양분 84㎡의 분양가는 6억7,800만원(중간층 기준)이다. 만일 준공후 사업 청산 과정에서 추가부담금이 더 나온다고 하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다.



◇고민에 빠진 나머지 주변 시장 = 문제는 분양가격이 조정되면서 사업을 추진중인 고덕지구내 나머지 6개 단지의 분양가 책정에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겼다는 점이다. 3.3㎡당 1,95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일부 중대형 물량이 미달됐기 때문이다.

특히 무상지분율을 놓고 시공사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주공 5·6·7단지의 경우 최고 174%에 달하는 무상지분율 때문에 일반분양가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간 의견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관측이다. 무상지분율이란 조합원이 보유한 대지지분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 수록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이 줄어든다. 예컨대 기존 주택의 대지지분이 50㎡이고 무상지분율이 150%라고 하면 대지지분이 75㎡인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 아파트는 물론 인근 둔촌동 주공, 송파구 가락동 시영 등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들도 잇따라 분양 대기중이어서 물량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분양에 나섰던 '위례 아이파크'의 경우 3.3㎡당 일반분양가가 1,700만원대였다.

상일동 K공인 관계자는 "고덕지구의 경우 위례신도시와 인접한 하남미사와 비교하면 결코 낮은 분양가가 아니다"라며 "이때문에 현재 고덕지구내 재건축 조합원 지분 거래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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