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 가운데 최고 인기종목은 뭘까. 우리 국민은 김연아로 대표되는 피겨를 떠올리겠지만 정답은 단연 아이스하키다. 동계올림픽 입장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아이스하키에서 나올 정도다.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 흥행의 키도 아이스하키가 쥐고 있다.
20일부터 국내에서도 아이스하키 국제대회가 열린다. 한국에 아이스하키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28년. 86년 사상 가장 큰 대회다. 바로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디비전1 그룹A)이다.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예행연습 성격도 띠고 있다. 26일까지 1주일간 계속되는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23위 한국을 비롯해 슬로베니아(14위)와 오스트리아(16위), 헝가리(19위), 우크라이나(20위), 일본(22위)까지 6개국이 출전한다. 아직 올림픽 본선 출전 기록이 없는 이번 대회 최약체 한국은 2승 이상으로 5위 안에 들어 디비전1 그룹A(2부리그)에 잔류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스하키는 수준별로 톱디비전부터 디비전1A와 1B, 2A·B, 3까지 6개 그룹으로 나눠 세계선수권을 치르는데 한국이 속한 디비전1A의 경우 상위 2개팀이 톱디비전(1부리그)으로 승격하고 최하위는 1B(3부리그)로 강등된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2부리그 잔류가 필수다.
◇부다페스트의 기적 이어 이번에는 안방 기적=한국은 2년 전만 해도 3부리그 소속이었다. 그랬던 한국 아이스하키는 2012년 4월 폴란드에서 열린 디비전1 그룹B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전승 우승으로 2부리그로 승격하더니 지난해는 예상을 뒤엎고 잔류에 성공해 세계 아이스하키계에 작은 파란을 일으켰다. 아이스하키는 리그 간 실력 차가 워낙 커 승격팀은 1년 만에 제자리로 강등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부리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우승후보 헝가리를 31년 만에 처음으로 이기는 등 5위(2승3패)에 올라 강등을 면하는 기적을 썼다.
이번에는 안방에서 기적을 일으킬 차례다. 귀화선수가 3명(브락 라던스키,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으로 늘었고 최근 핀란드 리그에서의 활약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아이스하키 천재' 신상훈의 한 방에도 기대가 쏠린다. 김연아의 남자친구 김원중도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한국의 2승 제물은 일본과 우크라이나. 20일 오후7시30분 열릴 첫 경기 상대 헝가리와도 해볼 만하다. 이번 대회 한국의 5경기는 모두 오후7시30분에 시작하며 다른 나라들의 경기는 낮12시30분 또는 오후4시에 열린다. 전 경기를 SBS스포츠 채널과 홈페이지, SBS CNBC가 나눠 생중계한다.
◇세계랭킹 5계단 오르면 꿈의 올림픽 본선행=르네 파젤(스위스) IIHF 회장도 대회장을 찾는다. 24일 방한해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만나고 몇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아이스하키는 올림픽에서 개최국에 자동 출전권을 주지 않지만 한국이 2016년까지 세계랭킹 18위 수준으로 전력을 끌어올리면 평창올림픽 자동 출전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해온 인물이 바로 파젤 회장이다.
현재 한국의 세계랭킹은 23위(1·2위는 스웨덴·핀란드). 올해 2월 발표에서 역대 최고를 찍었다. 2010년만 해도 33위였던 대표팀의 세계랭킹은 4년 만에 10계단이나 뛰었다. 등록선수 2,046명(일본은 1만9,975명)에 실업팀 3개에 불과한 환경에서 이룬 놀라운 쾌거. 파젤이 말한 18위까지 5계단 앞으로 올라섰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16일 "2016년까지 가지 않고 그 전에 평창올림픽 출전을 확정 짓는 게 대표팀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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