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고조됨에 따라 재정적자 축소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통계청(ONS)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해 17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2.0% ▦3월 3.4% 등으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물가관리 목표치(2%)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집값을 반영한 소매물가지수(RPI)는 4월중 5.3%로 3월의 4.4%에 비해 무려 0.9%포인트 뛰어오르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은 CPI가 정부 물가안정 목표 상한선인 3%를 초과하면 BOE 총재가 그 배경, 앞으로의 물가안정 대책 등을 담은 서한을 재무장관에 제출해야 한다. 통계청은 "지난달 화산재 여파로 물류대란이 일어남에 따라 식음료 가격이 2.6%나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4월부터 담배와 주류에 대한 세금이 오른 것도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는 "올해 안에 물가상승률이 정부의 목표치인 2% 이내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란은행의 이 같은 다짐에도 물가상승세는 수드러들지 않고 있다. 모뉴먼트증권의 마크 오스트발트 애널리스트는 "물가상승세는 한동안 BOE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버클리 영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 을 비롯한 유럽 중앙은행들이 물가상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위기는 인플레이션"이라고 우려했다. 물가상승을 도외시한 채 재정 위기 해소에 주력하다 보니 영국 파운드와 유로화 가치 하락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의 조아심 펠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유동성 확대는 상품과 자산 가격을 올리고 결국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신임 영국 총리가 영국 정부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판매세를 현재의 17.5%에서 20%로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물가상승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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