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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낙관론은 어디로 가고
입력2004-06-24 17:46:31
수정
2004.06.24 17:46:31
경제분야에서 우울하고 걱정스러운 소식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현재 살림살이 체감지수와 향후 6개월 후의 지수가 3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도 점점 냉각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살림이 어려운 판에 물가고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음장이고 수출증가세마저 1ㆍ4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극히 어둡다는 점이다. 엊그제 한국은행 경제간담회에서 민간경제연구소와 학계 인사들은 하반기도 비관적이라며 최악의 경제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놓아야 한다고 걱정 가득한 충고를 했다. 이에 앞서 전문 경영인들의 모임인 CEO포럼의 조사결과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나 경기가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부문에서는 하나같이 비관적 전망과 함께 비상한 각오를 주문 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 뿐 아니라 정부경제팀의 시각도 종전과 달라지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낙관론을 펼치던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회복이 더뎌지는데 대한 답답함과 걱정을 토로했다. 인식이 달라졌으면 접근방법도 새로워져야 한다. 진단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지는 것은 정한 이치다.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청와대 경제 참모들의 인식이다. ‘음모론적 경제위기론’과 ‘난로론’이 아직도 유효한지 묻고싶다. 노 대통령은 개혁저지를 위해 위기를 과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씩 강조했었다.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에 대해 “겨울이 다 지나가고 있는데 난로를 구입하려는 것 아닌지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경기가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데 부양책이 필요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인식에 변화가 없다면 아무래도 국민들은 고통을 한참 더 겪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항로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멀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 경제상황은 정말로 한가하지 않다. 재벌과 언론들이 엄살을 부리는 면이 있는 것도 분명하지만 그것이 지금 경제상황의 본질은 아니다. 없는 사람일수록 경제난의 고통을 크게 받는다. 그들은 엄살이라도 부리는 재벌과 달리 신음을 내질러야 할 상황인데도 아프다는 소리조차 내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의 대결적 상황인식은 정부 경제팀의 운신의 폭을 제한할 뿐이다.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경제를 정부 경제팀에 맡겨두고 경제팀이 상황에 걸맞게 정책을 펴나갈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 역할에 치중했으면 싶다. 그렇게 하기 싫다면 낙관론의 근거라도 제대로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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