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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정책,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입력2007-12-07 17:40:31
수정
2007.12.07 17:40:31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금리를 5년간 인상하지 않고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모기지 부실의 장기화로 서민의 고통과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같은 날 영국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5.75%에서 5.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꾸준히 금리를 인상했던 정책을 바꿔 2년 만에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캐나다중앙은행도 3년 만에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2002년 이후 10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던 호주중앙은행은 동결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미국ㆍ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기조에서 동결 또는 인하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틀고 있다.
한국은행은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5.0% 수준인 콜금리 목표를 동결했다. 지난 7, 8월 인플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며 두 달 연속 0.25%씩 올린 이후 4개월째 동결하고 있다.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급등, 신용경색 심화 등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금리정책으로 보나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금리동결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 금융불안도 미국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분위기로, 기업과 개인은 물론 은행들조차 돈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부동산시장은 미분양 아파트가 10만가구를 넘을 정도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내년부터 새로운 바젤규정의 시행으로 가산금리 상승과 함께 대출규제 강화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더구나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나빠질 전망이다. 가계와 기업의 금융부실이 금융회사로 옮아가 금융위기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가안정이 우선적인 정책목표이긴 하지만 경기둔화를 차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도덕적 해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정책지원에 나서는 선진국들의 대응을 주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이제 금리인하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미리 손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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