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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온 설 연휴는 좋은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한편의 공연은 유쾌한 휴식이 될 수 있다. 연휴기간 볼만한 공연을 추려봤다.
우선 공연 불모지인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뮤지컬 '아이다'는 공연계 강자로 꼽을 만하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그에게 포로로 잡혀온 누비아 공주 아이다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다. 신분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남녀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열정적인 뮤지컬넘버와 화려한 안무는 디즈니 뮤지컬 가운데 최고라는 평. 쏘냐, 차지연, 정선아, 안시하 등이 열연 중이다. 팝의 대가 엘튼 존이 작곡한 감미로운 노래, 현란한 무대 메커니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아이다'는 5일부터 11일까지를 설 연휴기간으로 정해 이 기간 중 관람객들에게 20%에서 최대 30%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은 많지 않다. 아이들에게 풋풋하고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고 어른들에게 아련한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연 가운데 7세 이상 관람이 가능한 작품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다. 영어 원어로 진행된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영국 웨스트엔드 현지 공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페라의 유령'측도 9일~11일 일정의 공연에 한해 전석을 20%할인 서비스한다. 공연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다.
'뮤지컬 완득이'도 아이와 함께 볼만하다.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 어수룩하고 말까지 더듬는 가짜 삼촌으로 이루어진 가족과 사는 완득이.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이다. 철천지 원수처럼 보였던 선생 '똥주'를 만나면서 인생은 급커브를 돌게 된다.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김려령의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홍익대 대학로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뮤지컬 '리걸리블론드'는 아이는 물론 연인들이 보기에도 딱 좋은 작품이다. 금발 미녀는 정말 멍청할까. 이 오랜 속설을 모티브로 한 할리우드 히트영화가 원작으로 유쾌하고 흥겨워 설 분위기에 좋다. 금발아가씨 엘 우즈는 변심한 남자친구를 되찾기 위해 마침내 하버드 법대에 입학한다. 하지만 입학했다고 저절로 모든 게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귀여운 철부지 엘 우즈가 펼치는 천방지축 스토리가 화려한 무대에서 코믹하게 펼쳐진다. 코엑스 아티움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캐치미이프유캔'의 경우 9일 마지막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이 뮤지컬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두 달간의 공연일정을 마친다. 공연 마지막 날의 경우 통상 배우들이 그간 공연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애드립을 더하고 벅찬 소회를 전달하는 등 무대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험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새롭게 시작하는 공연도 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8일 예술의전당에서 개막돼 2월 9일가지 한 달간의 공연일정에 들어간다. 어린 시절 읽었던 루이스 스티븐스의 소설이 원작.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선과 악의 갈등과 충돌을 그린다. 철학적이고 심오한 주제를 지킬(하이드)이란 인물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투영했다. '지금 이 순간'을 비롯해 '원스 어폰 어 드림' '썸원 라이크 유' 등 이 작품에 들어있는 와일드혼의 뮤지컬넘버는 여러 곡이 히트했다.
신작 연극 '유럽블로그'는 창작극단 '연우무대'와 '김수로 프로젝트'가 만나 제작한 작품으로 여섯 남자들의 유럽여행기다. 음악극으로 작품이 음악과 함께 흘러가 정서적인 공감이 배가 된다. 김재범, 성두섭이 마지막 사랑을 보내려는 남자로, 이규형, 조강현이 배신한 여자친구를 되찾으려는 남자로 출연한다. 또 김수로, 채동현이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남자 순정마초남으로 출연한다. 극단 연우무대는 2010년 초연한 연극 '인디아블로그'를 통해 많은 관객들을 '인도앓이'에 빠뜨렸던 주인공이다.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설날 당일을 제외한 9일과 11일 하루 2차례 공연한다.
36개월 이상된 아동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은 가족뮤지컬 '마법사와 쫓겨난 임금'이 볼만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예림당이 공동으로 만든 이 공연은 '와이 마법학교'에서 신천지, 강마루, 장미소가 캡틴 마법사를 뽑는 날을 맞이해 생기는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이들이 신비의 책인 '와이책'의 마법에 걸려 시간의 문을 통해 역사 속 쫓겨난 임금을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리더십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마법'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의 매개체를 이용, 과거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으로 재미와 판타지, 교육에 이르는 감동을 선사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볼 수 있다.
차분한 분위기의 공연을 원한다면 설 명절연휴 직전인 8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일본 뉴에이지 연주그룹'어쿠스틱카페 내한공연'에 관심 둘만하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키보디스트인 츠루노리히로, 피아니스트 나카무라 유리코, 첼리스트 마에다 요시히코 등 3명이 각각 솔로 활동과 병행하며 만든 그룹이다. 현재는 리더 츠루노리히로를 중심으로 첼리스트 아야코, 피아니스트 니시모토 리에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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