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국민경제에 관한 유일한 대통령 자문기구 기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정부에서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ㆍ미래기획위원회ㆍ녹색성장위원회ㆍ국가브랜드위원회 등 여러 자문기구가 있었지만 새 정부는 이들을 모두 폐지하고 한 개로 통합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2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대해 "경제 분야에서는 대통령 직속 유일한 위원회"라며 "명실상부하게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기능과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회의는 ▦거시금융 ▦창조경제 ▦민생경제 ▦공정경제 등 4개 분과로 나뉘어 경제 분야 국정과제 전반에 대해 정부정책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된다.
조 수석은 "창조경제 분과가 정보통신기술, 벤처기업 대책 등을 맡고 공정경제 분과는 경제민주화, 민생경제 분과는 복지정책, 거시금융분과는 경제전망과 현안 대응 등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연 자문회의는 앞으로 분기에 한 번씩 박 대통령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개별 분과는 매달 회의를 갖기로 했다.
자문회의에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 출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민간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인사는 모두 30명이며 이 중 9명이 미래연 회원으로 전체의 3분의1에 달했다.
부의장에 위촉된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창조경제분과 자문위원인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윤창번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이 미래연 멤버다.
또 민생경제분과 자문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동환 안양대 무역유통학과 교수, 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와 거시금융분과 자문위원인 이상빈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도 미래연에서 활동했다. 특히 현정택 교수는 지난 4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논란이 일었을 당시 미래연을 통해 "재정이 충분하지 못함을 감안할 때 1~2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정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외곽에서 한은을 압박한 적이 있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사단법인 김창준 정경아카데미 이사장도 공정경제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조원동 경제수석은 "경제 원로회의가 아닌 만큼 40대 후반부터 60대 이하에 해당 분야 베스트가 되는 분들을 모시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 관련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위원회의 위원회'역할을 하게 될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박 대통령의 정책수립에 깊숙이 관여했던 미래연 회원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정책을 선택하는 폭이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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