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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는 金産분리
입력2007-07-06 16:48:28
수정
2007.07.06 16:48:28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으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대못질한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라며 금산분리 원칙의 폐기를 거듭 주장했다. 금융정책을 수립ㆍ집행하고 금융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금융감독위원장이 금산분리 원칙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 제도의 폐해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산업자본에 대해서는 은행 의결권을 4%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한 이른바 금산분리정책은 대기업들이 은행 돈을 독식하다시피하던 과거에는 금융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자금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제도다.
대기업들은 굳이 국내 은행을 통하지 않더라도 신용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외에서 싼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경영하면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논리는 이제 설득력이 없다. 1,000대 기업이 가진 유휴자금이 364조원에 이를 정도로 기업들은 돈풍년이다.
대기업 오너가 은행 경영을 독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주장도 그렇다. 오너의 독단경영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거의 사라졌고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주주와 시장이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외국 자본의 공세에 맞설 대항마를 키우고 국내 자본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금산분리 원칙은 폐지돼야 한다. 국내 은행 7곳 가운데 6곳의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고 있다. 말이 국내 은행이지 외국계 은행이나 다름없다. 국내 산업자본에도 은행 진출의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투기자본인 사모펀드에까지 은행 인수를 허용하면서 국내 기업에 빗장을 채운다는 것은 분명 역차별이다.
보험ㆍ증권 등에는 이미 산업자본이 진출했지만 문제가 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굳이 은행에만 산업자본 진출을 규제할 이유는 없다. 더구나 오는 2009년에는 자본시장육성법이 시행돼 금융권역 간 경계도 무너진다. 벌써부터 자금이 수익률 낮은 은행에서 증권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게 분명하다.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자본에도 은행업 진출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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