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한국에는 갑작스레 미술 붐이 일어나며, 아트페어가 우후죽순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화랑미술제(화랑협회), SOAF(서울오픈아트페어)를 비롯,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대구, 부산, 창원, 경주,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지역의 이름을 건 페어가 갑작스레 맥주 거품과 같이 불어나기 시작하였다.
이 같은 현상은 젊은 작가들 그리고 미술대학교를 졸업한 예비화가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로 작용하기 시작하였다. 미술계, 이제까지 어떠하였나? 생각해 본다면 그 어떤 분야보다 학연 지연 그리고 인맥이 작용되는 곳이 이 미술계 아니었던가! ‘어떠한 선생님 밑에서 수학했는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작가로써 또한 가르치는 위치에서의 입장 변화는 그 ‘스승님’의 한 마디가 커다랗게 작용하는 시장이였다.
하지만 미술 붐과 함께 여러 기회들이 생겨나며 그 커다란 틀은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국내 아트페어 외에도 국외 또한 기존에 있던 아트페어를 사칭하며 여러 페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 수 많은 페어들에 환호했던 것은 작가들이 아닌 들어보지도 못한 갤러리들이었다.
갤러리는 원래 미술품을 사고 팔고 더욱이 좋은 전시를 기획하는 곳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작가들에게 페어를 나가자고 하며 동대문의 옷가게와 같이 작가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이 아닌 국외 아트페어를 나가기 위해서는 작가 개인의 신분이 아닌 적어도 몇 번의 기획전과 개인전을 열었던 갤러리의 명패가 필요했기에,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혹시 해외에서 대박(!)나지 않을까를 기대하며 갤러리들과 손을 잡기 시작하였다. 이 문화는 꽤 오랜 시간 한국 미술계에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당연시 되어져 가고 또한 그 페어에 나가서 갤러리가 파는 시스템이 아닌 작가들 그리고 작가의 지인들 중 해외에 있는 인맥으로 작품을 거래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갔다. 그 현장에서의 외국인들의 한국 작품 거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큰(!) 갤러리가 아닌 이상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상황 이었다. 이 상황은 나 본인이 직접 느꼈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는 해외 페어에서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왠지 작가가 능력이 없는 것과 같이 비춰지는 문제 또한 발생되기 시작하였다.
진짜 실력 있는 작가들은 서서히 경제적 문제 그리고 자신감 하락의 문제로 그런 아트페어에서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국외 아트페어가 아닌 국내 아트페어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국내에 열리고 있는 페어에서는 돈으로 부스를 사는 형태는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불경기 갤러리들의 살고자 하는(!) 발악으로 국내 유명 아트페어에서도 똑같은 시스템이 작용하기 시작하였다.
몇 년째 국내의 유명 아트페어에서는 똑같은 그림들 그리고 똑같은 작가들이 나오는 것 또한 현 상황이다. 이 수많은 아트페어 그리고 갤러리들 속에서 살아남고 있는 작가(!), 난 이 새로운 부류들을 작가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
일명 우리가 표현하는 취미생ㆍ아줌마 작가들이 활개를 펴기 시작하였다.
원래 돈이 많은, 아니면 부군의 재력과 인맥으로 정통(미술대학교)의 교육이 아닌 문화센터를 비롯, 작가들의 개인 교습소에서 취미로 배웠던 그림을 미술대전 등에서 스승의 도움으로 입상한 그런 잔재주로 프로들이 활동하는 곳까지 침범하기 시작하였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와 같이 이 취미생 들의 활동영역은 상상초월로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이 취미생 들의 작품이 물론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에는 정식 미술 교육기관이 있으며, 대학교에서 대학원 그리고 박사까지 수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그 시장에서 똑같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을 보는 취미생들 및 아줌마 작가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린 실력으로 가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 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실력이 아닌 잔재주라고 나는 단연코 말할 수 있다. 제대로 인체 댓생도 되지 않고, 자신의 스승님 그림을 복사하기 로 배운 그런 재주는 자신의 앞으로의 삶에 여유로움과 행복을 주는 애피타이져 에서 머물러야지, 자신들의 재력으로 프로가 되려 한다면, 진정한 프로들은 오히려 아마추어에 색을 발휘못할 것을 잘 알기에 걱정이 된다.
그것은 갤러리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더욱더 크게 본다면 그 취미생 들을 가르치는 스승들에게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작품 판매 및 지위 유지를 위해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후죽순 미술대전 상을 주고 있기에 그것 또한 이 고질병의 문제로도 작용하고 있다.
중요한 요지는 이렇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또한 계속 유지된다면, ‘대한민국 미술대전’과 같이 진짜 작가로 활동하는 프로들을 등한시 하는 현상이 분명히 올 것이다. 지금 어떠한 프로작가가 참가비를 내면서까지 미술대전에 출품하려 하고 있는가! 아트페어 또한 언젠가는 그런 상황이 분명히 올 것이다. 경제의 불황, 금융계의 추락 등은 예술 속 미술에도 큰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 편에 계속)
*팝아티스트 한상윤은?
1985년생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1기로 졸업한 그는 만화 유학으로 日本 교토 세이카 대학교 미술학부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한 후 동 대학원에서도 만화를 전공했다. 그후 귀국하여 동국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최연소 강사로도 활동했다. ‘명품 입은 돼지슈퍼맨’으로 개인전 8회와 함께 단체전 200여회에 참가하며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종 방송과 특강을 통해서도 활약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