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일본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2000년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비금융기관이 지분의 20% 이상을 소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후 소니뱅크를 비롯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현재 자산 8조5,000억엔, 예금 7조5,000억엔으로 일본 전체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0.9%, 1.1%나 된다고 한다.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안착과 달리 우리 사정은 열악하다. 2001년에 대기업과 벤처기업 20여개사가 공동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2008년에는 당국이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추진했으나 입법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번마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국내 금융산업은 오랜 기간 발전적 모델을 추구하기 어렵고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잖아도 국내 금융업, 특히 은행업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오프라인은행업에서의 실패를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핀테크 분야의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하는 이유다. 차제에 온오프라인 융합 시대에 대비해 시중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제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