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3,000가구가 넘는 서울 반포 자이의 입주 2년이 다가오면서 인근 노후단지까지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반포동 K공인) 최근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강남 일대에서 입주 2년차를 맞이한 대단지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강남 전세시장 불안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보통 입주 2년차를 맞이한 대단지는 한꺼번에 전세매물이 나오며 전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최근 수요 급증에 따라 재계약 전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인근 노후단지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총 3,410가구에 달하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가 오는 12월 입주 2년을 맞고 2,444가구 규모의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는 내년이 입주 2년차다. 이에 따라 최근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서는 반포 자이 재계약과 관련된 세입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반포 자이는 지난 2008년 12월 입주 당시 82㎡형의 전세 가격이 3억~3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5억원이 넘는다. 4억~5억원대였던 115㎡형의 전세 가격이 6억5,000만~7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2년 만에 전세 가격이 2억원 넘게 오른 곳도 생기다 보니 재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반포 자이 인근의 H공인 사장은 "학군과 주거환경이 좋다 보니 세입자들이 어떻게든 대출을 받아 재계약을 하려 하지만 가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인근 신반포 노후아파트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이 예정된 서초구 잠원동 일대 노후단지의 전세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30년이 넘은 이 일대 아파트들은 거주에는 불편함이 많지만 강남을 떠나지 않으려는 수요가 밀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 30년이 넘은 신반포 한신아파트 109㎡형의 경우 2년 전만 해도 2억원대 초반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3억~3억5,000만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입주한 지 10년이 아직 안 된 잠원동 동아아파트의 경우 비슷한 주택형이 4억5,000만원 수준에 전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이달 말 반포동 삼호가든 1ㆍ2차(반포 래미안 e편한세상) 1,119가구가 새로 입주를 하지만 몰려드는 전세 수요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반포동 A공인의 한 관계자는 "곧 입주를 하는 삼호가든 재건축은 학군이 다소 불리해 현재 82㎡형의 전세 가격이 반포 자이나 래미안 퍼스티지보다는 낮은 4억원선에 형성돼 있지만 전세매물은 금세 동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에는 2,444가구 규모의 래미안 퍼스티지도 입주 2년차를 맞게 돼 반포ㆍ잠원동 일대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