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가 과격하지 않은 성향임은 다시 확인됐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성장동력의 선순환구조를 빼놓고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서 그런 면이 읽혀진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근본주의적 접근은 안 된다”면서 점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한 대목도 그가 비교적 실사구시적인 노선임을 말해준다.
그가 야권 단일화에 대해 끝까지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단일화의 2가지 전제조건으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의 동의를 내세웠다. 또한 “단일화 시점을 못박아 이야기할 수 없으며 방법을 논하기에도 이르다”고 답했다. 그의 이런 태도는 과연 단일화에 대한 분명한 자기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조차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석 달도 남지 않은 대선가도에 안철수 변수라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국민에게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던져주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단일화 문제를 질질 끌수록 그가 바라는 정책선거는 실종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안 후보는 책을 통해 여러 방면에 대한 소견을 밝힌 바 있지만 이제 국민을 상대로 그야말로 격식을 갖춘 정책청사진과 실천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가 아무리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해도 국민들로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다른 후보들보다 더 정교하고 체계적인 정책공약을 내놓아야 하며 그것도 최대한 이른 시기여야 한다. 국민에게 충분한 검증의 시간을 줘야 한다. 그가 말한 “같이 일할 사람들”도 조속히 공개해야 할 것이다.
정치는 이상과 현실의 타협이다. 안 원장의 이상을 현실화시키는 방안을 하루 빨리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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