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총론과 달리 각론에서는 이렇다 할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레이저무기는 1발 가격이 최소한 10억원대인 미사일과 달리 몇 만원 수준이어서 이상적인 무기체계로 꼽히지만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독일에서도 실험 수준이다. 기상이 변화무쌍한 한반도 지형에서 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두 번째로 참신성도 떨어진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신무기 체계 개발은 이미 김대중(DJ) 정권 시절 국방부에 설치된 '군사혁신반'에서 논의를 거친 사안이다. 캐비넷에서 잠들어 있던 혁신안이 '창조국방' 구호와 맞물려 십수년 만에 빛을 본 셈이다.
'한국군판 아이언맨'으로 포장된 로봇군(軍)도 실제 내용은 보잘 게 없다. 지난해 10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극히 초보적인 견마형 로봇을 선보인 게 전부다. 그것도 전투용이 아니라 수송용에 불과하다. 물론 개인 군장류에 대한 개념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나 '전투형 로봇 병사'나 '기계의 도움을 받는 전투병'은 국내 기술에 비춰 요원한 실정이다.
국방부가 이 같은 구상을 위해 "예산의 안정적 확보"을 강조한 점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편집장은 "본래 군사전략 자체가 비대칭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며 "비대칭 전력은 혁신성이 뛰어난 군대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같은 예산과 병력, 장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도 예산확보에 방점을 찍는 행태 자체가 비혁신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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