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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금융규제 옥죄기 '잰걸음'
입력2009-08-12 18:10:37
수정
2009.08.12 18:10:37
미국, 관련법안 의회 제출… 영국은 비밀계좌 정보제공 합의
미국과 영국 정부가 금융규제 강화 방침을 속속 실행에 옮기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 정부가 파생상품의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 1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재무부의 규제 강화안은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투자은행이 위험 가능성 등에 대비해 자본준비금을 확보해야 하며 거래의 투명성을 위해 청산소(Clearinghouse)를 신설하도록 규정했다. 또 '표준화'된 파생상품은 청산소를 거쳐 공식 거래소나 전자거래를 이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번 법안은 앞서 지난달 말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과 콜린 피터슨 농업위원장이 공동 입안한 파생상품 시장 규제법안의 가이드라인과 유사한 내용이다. 재무부는 "법안의 의도는 파생상품 시장을 금지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며 "거래인들에게 엄격한 자본충족 요건을 부과해 표준화된 파생상품의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의 규제안은 그러나 파생상품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 맞춤형' 상품에 대해선 특별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또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파생상품의 감독 권한을 두고 대립할 가능성도 생겨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영국 정부도 이날 리히텐슈타인으로부터 세금회피 목적으로 은행계좌를 설립한 자국민들의 정보를 제공받는데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현재 5,000여명의 영국인들이 리히텐슈타인 은행들의 비밀계좌에 20억~30억파운드의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정부는 "이들이 자진신고를 하지 않고 다른 나라로 돈을 빼돌리려다 적발되면 과세는 물론 탈루한 세금만큼의 벌금을 매기고 법적 소송도 진행할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꼽혔던 리히텐슈타인은 '앞으로 국제적인 조세기준을 잘 지키겠다'고 약속한 대가로 지난 4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의해 '조세피난처'가 아닌 '회색국가'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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