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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12일] 스위스 군용 칼


[오늘의 경제소사/6월12일] 스위스 군용 칼 권홍우 편집위원 ‘맥가이버 칼’로도 불리는 스위스 군용 칼. 과연 스위스 군대는 이걸 쓸까. 사용한다. 해마다 5만개의 칼이 스위스군 현역과 예비군에게 보급된다. 연간 3,000만개가 생산돼 대부분 해외로 팔려나가는 세계적 명품 스위스 군용 칼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884년. 프랑스와 독일에서 도검류 제작을 위한 도제수업을 받고 돌아온 24세의 청년 카를 엘스터가 고향인 이바크에 공장을 세우면서부터다. 주방용이나 외과용 칼을 만들던 엘스터는 초기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군대를 찾아갔다. ‘독일산 수입 칼을 대체한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명분을 내세운 끝에 그는 1891년 병사용 칼을 납품했다. 1897년 6월12일에는 기능이 보다 많아진 ‘장교용 칼’을 선보이며 특허까지 따냈다. 오늘날 스위스 군용 칼의 원형도 바로 장교용 칼이었다. 스위스군의 호평으로 주문이 늘어나자 경쟁자가 따라붙었다. 민족 간 화합을 중시했던 스위스는 프랑스어 사용권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테어도어 웽거도 군용 칼 납품업자로 정했다. 2005년 4월 합병될 때까지 스위스 국기를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두 회사인 빅토리노스와 웽거의 품질경쟁 속에서 스위스 군용 칼의 브랜드 이미지도 높아졌다. 스위스 군용 칼은 2차 대전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들의 귀국선물로 각광 받으며 미국시장에 퍼지기 시작했다. 주인공이 조그만 칼 하나로 온갖 난제를 해결해나가는 TV드라마 ‘맥가이버’ 시리즈가 방영된 후에는 전세계에 스위스 군용 칼 열풍이 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20만개씩 팔려나간다. 빅토리노스의 최대 강점은 고품질. 약 1,000여명의 종업원 중 검사인력이 10%를 넘는다.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고 인건비와 노무관리비가 많이 드는 이바크에서의 생산을 고집하는 것도 품질관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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