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이날 개막한 ‘2015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방한한 김 총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주 최근 잭 루 (미국) 재무장관과 얘기를 했는데 AIIB에 대해 우리와 정확히 같은 생각과 접근 방법을 갖고 있다”면서 “잭은 (AIIB 설립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잭은 매우 개인적인 차원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AIIB와 매우 긴밀하게 작업하고 돕도록 권장했다”면서 “그가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정부가 애초 AIIB 설립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던 입장에서 탈피해 중국 주도형 AIIB의 존재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앞서 지난 16~17일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입장 피력과 맥을 같이한다. 케리 장관은 당시 “큰 오해가 있는데 미국은 AIIB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다. 세계는 기초시설(인프라)이 필요하고 우리는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의 양대 산맥으로 “서로를 매우 존중하고 있으며, 세계의 운명과 행복은 두 국가가 어떻게 협력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내가 가까이서 본 바로는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길 원한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한 것을 그 사례로 들었다.
AIIB 설립에 대해 처음부터 환영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김 총재는 AIIB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세계은행이 적극적인 도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은 중국 당국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그들은 AIIB에 관해 매우 초기 단계부터 알려왔고 우리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인력을 보내서 그들과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것을 ‘세컨드’라고 부르는데 이미 수십년 전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창설될 때 그와 같은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용 총재는 70년의 경험을 가진 세계은행이 법률, 조달, 사회안전장치 등 각 분야에서 인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아마도 우리의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AIIB의 비토권을 행사할 정도로 지분을 과도하게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것은 중국이 대답해야할 질문”이라면서도 “중국은 하나의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중국이 AIIB를 설립하기로 한 것은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받아들이는 상징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AIIB가 모든 회원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다자주의적인 기관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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