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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꿈꾸며

22일은 쉰한번째 맞는 ‘정보통신의 날’이다. 지난 94년 정보통신부 발족과 함께 ‘체신의 날’에서 ‘정보통신의 날’로 이름을 바꾼 후 우리나라 정보기술(IT) 발전을 확인하고 자축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지금 한국의 IT 산업은 전세계적인 부러움의 대상이다. 4~5년 전만 해도 ‘꿈의 통신’으로 불렸던 IMT-2000(W-CDMA)은 벌써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이 됐다.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은 물론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같이 한 차원 높은 정보통신기술이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같은 빠른 기술 발전 속도 때문에 이제 ‘세계 최초’라는 말은 IT 발전을 나타내는 일상적인 수식어로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삶이 그만큼 나아졌는지는 의문이다. 개인정보가 이곳저곳에 유출되고 음란물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스팸으로 인한 고통지수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바이러스와 해킹은 일상 생활에 끊임없는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빈부와 신체장애 여부, 연령에 따른 정보 격차는 중요한 현안이지만 이런 문제들에 가려 정작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활용도 역시 높아지면서 부정적인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만 안돼도 업무에서 손을 놓고, 이는 곧장 회사 업무의 마비로 연결되기도 한다. 생각의 깊이와 삶의 여유, 인간관계의 따뜻함을 더해주는 디지털 세상은 불가능한 것일까. 모든 정보가 ‘0’과 ‘1’로 치환되는 디지털은 아날로그에 비해 정밀성과 확실성을 갖는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밀성과 확실성 외에 가치 있는 것이 많다. 사람 자체가 디지털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감성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빠르고 정확한 디지털과 따뜻함을 대변하는 아날로그의 조화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다. 오랜 시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거나 e메일을 계속하면 지능지수(IQ)가 10포인트 떨어진다는 영국 런던대학의 조사 결과가 섬뜩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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