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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안철수 언제든지 만나겠다"

安 3자회동 제안에 화답… "정책·소신 국민이 판단할수 있게 해줘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0일 "기회가 되면 안철수 후보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도 용인의 드라마 세트장인 '드라미아'를 방문해 간담회를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전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박 후보에게 제안한 '3자 회동'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안 후보의 출마 선언에 대해 "늦었지만 출마하기로 결정하셨기 때문에 (안 후보가) '어떤 정치적 소신과 정책을 펴나갈 것인가'를 국민들께 알리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날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은 안 후보에게 밀리는 등 위기를 맞았다. 안 후보의 출마를 전후해 터진 측근인사의 비리와 발언 논란은 이를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역사관 논란에서 나타난 박 후보의 리더십과 비판 없는 팔로워십이 지지율 하락의 근본원인이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와 안 후보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후보의 출마 선언과 맞물린 지난 18~19일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1,500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2.5%포인트)에서 안 후보는 48.3%로 42.5%인 박 후보를 앞섰다.

여론조사 수치보다 당이 느끼는 체감효과는 더 크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0일 "안 원장의 출마 기자회견이 예상한 것보다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8월 공식 대선후보가 된 후 박 후보가 했던 쇄신과 통합 행보는 안 후보의 하루 행보에 묻히는 분위기다. 이른바 '후발주자 효과'다. 주요 주자 중 가장 나중에 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는 출마 선언 자체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정책으로 차별화 경쟁을 펼치는 여야 사이에서 안 후보는 둘을 모두 취하며 중도 표심을 자극했다.



반면 박 후보가 내세운 정치쇄신특위는 대통령 측근 비리 방지책을 다 내놓기도 전에 당장 발생한 사고부터 처리해야 할 처지다. 이재영 의원의 금품살포 혐의가 불거진 것을 비롯해 송영선 전 의원의 금품 요구 녹취록, 홍사덕 전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은 당을 혼란에 이르게 할 정도로 충격을 줬다. 정치쇄신특위는 측근 비리 의혹을 사전에 조사하는 클린검증소위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역사관 논란에서 나타난 박 후보의 소통부재와 당내 의원들의 무기력한 모습이 문제로 지적된다. 역사관 논란에 대해 박 후보는 '이미 많은 사과를 했다. 역사적 평가에 맡기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 크게 사과하고 인정해야(심재철 최고위원)" "좀 더 대범하게 잘못된 부분을 인정해야(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소수의 몇몇 인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당내 인사는 박 후보에게 직언하지 않는 상황이다. 인혁당 발언에 '사과'라고 표현한 홍일표 전 대변인이 사임한 후로 역사관 변화 주장은 다시 가라앉았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금의 국면은 박 후보가 바뀌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역사관을 바꿔야 한다는 직언은 캠프가 있는데 내가 왜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오히려 박 후보의 강력한 리더십 앞에 당내 의원들이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상임위가 열리기 전 모여 사전에 여당 공격을 준비하는데 우리는 미리 오기는커녕 박 후보를 따라다니느라 회의에도 잘 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19일 경제민주화실천모임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초선의원의 90명이 비례대표라는 소리가 있다"면서 "선거를 너무 쉽게 치러서 바닥 민심을 모른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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