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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멍 뚫린 보안시스템

2조대 아몰레드 기술 해외 유출<br>점검 내세워 회로도 몰래 찍어<br>외국계 장비 지나친 의존도 약점


이번에도 역시 허술한 보안 시스템이 문제였다. 국가핵심기술인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ㆍ아몰레드) 회로도 유출에 따른 피해액은 당장 1조원대 수준이지만 해외 경쟁사에 기술이 넘어갔다면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발표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오보텍코리아 직원들은 점검업무를 지원한다는 목적 아래 극비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악용했다.

검사장비 협력업체 직원 자격으로 각 공장 생산현장에 들어간 이들은 장비에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실물 회로도를 촬영하고 이 파일을 무단으로 꽂은 USB에 담았다. 패널 하나는 5개의 레이어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레이어를 세 부분으로 나눠 찍는 방식으로 해상도를 높여 외부인이 회로도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렇게 찍은 부분별 사진을 취합한 후에는 이스라엘에 있는 오보텍 본사 등에 e메일로 전송했다.

오보텍코리아 직원들은 보안 검색에 걸리지 않기 위해 벨트나 신발 안에 USB를 숨겼다. 검색대가 금속에 반응해 경보음을 내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둘러대기 위해서였다. 또 이들이 이용한 장비는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신용카드 모양의 USB였다. 지갑에 넣어둔 상태에서는 시중은행의 신용카드와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보안 직원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 장비를 외국계 업체에 의존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보텍은 액정표시장치(LCD)나 아몰레드 등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을 검사하는 광학ㆍ전자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로 해당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생산현장에서 이용하는 검사장비의 절반가량이 오보텍 제품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경우 오보텍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8%다.



검찰이 기술유출에 대한 단서를 잡고 수사에 들어가자 오보텍은 오히려 이런 상황을 역이용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변호인을 통해 '우리가 철수하면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망한다'며 수사 중단을 종용하는 등 위협을 가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오보텍코리아 측은 기술이 유출된 경로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있으나 목적은 연구 개발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오보텍은 지난 2011년도부터 고객사 정보를 빼내려는 목적으로 홍콩에 DAP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으며 이스라엘의 본사 회장과 임원이 직접 한국지사에 지시를 내렸다"며 이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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