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는 10년 동안 영어공부를 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교육을 개선하고 사교육시장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8년 NEAT 개발에 착수, 4년 동안 무려 337억원을 투입했다. ‘2015학년도 수능영어 대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여러 차례의 모의평가 결과 수능영어를 대체할 만한 변별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NEAT 2급의 어휘가 3,000단어(3급은 2,000단어)로 수능 영단어 4,000단어보다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단어 수가 많다고 난이도가 무조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험에서 단어의 수는 변별력을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개발과정에서는 사교육시장 억제라는 취지와 상관없이 ‘NEAT대비반’이라는 새로운 사교육시장이 형성됐다. 말하기ㆍ쓰기 중심의 NEAT를 가르칠 학교현장의 여건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교육당국은 감안하지 못했다. 개인별로 실력차가 나는 학생들을 붙잡고 교사가 일일이 가르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문제점을 고쳐나간다고 전제하더라도 NEAT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수능영어 대체 여부다.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한결같이 NEAT의 수능영어 대체에 난색을 표명해 어차피 현정부에서 결정한다 해도 시행 가능성은 낮다. 최종 결정을 다음 정부로 넘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과부는 대체 무슨 의도도 NEAT 활용 대학이 늘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지 모르겠다. 혼란에 빠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자칫 NEAT의 수능대체 여부가 결정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최종 결정될 때까지 NEAT 관련 내용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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