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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파업찬반투표 노노갈등 조짐

한달째 투표 벌이는 집행부 맞서

온건성향 노민투 "이젠 개표를"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째 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이는 과정에서 노노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울산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0여년간 현대중공업 노조를 이끌었던 현장조직 노동자민주혁신투쟁위원회는 최근 유인물을 통해 "이제는 개표를 하고 조합원의 뜻에 따르자"고 제안했다. 이는 파업 찬반투표를 이쯤해서 접자는 얘기다.

노민투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임단협이 멈춰 섰다. 교섭도, 파업도 하지 않고 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시작된 지 3주가 넘었지만 개표는 하지 않고 아직도 투표만 하고 있다"며 "1일 열린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에서 정병모 위원장이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이 절반을 넘어 총회가 성사됐다고 선언했음에도 투표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 교섭에서 요구안을 쟁취할 자신도 없고 총회 결과를 개표해서 파업할 자신도 없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노민투의 분석은 현재 회사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교섭에서 현 집행부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회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을 거스르며 파업에 돌입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조가 원하는 교섭 결과를 얻기 힘든 상황에서 시간 끌기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출구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회사가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들어줄 상황이 아니다. 파업에 돌입한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는 상태로 자칫 파업 장기화에 따른 '공멸' 우려만 나오는 실정이다.

노민투는 "'회사가 투표를 방해한 것을 사과할 때까지' 등의 이유를 대며 투쟁을 위한 절차를 미루고 있다"며 "임단협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은 조합원을 대표해 조합원이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개표해 조합원의 생각에 따르라"고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노민투의 이러한 요구가 그동안 수면 아래에 머물렀던 노노 갈등이 표면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 집행부인 '전노회'가 강성 성향의 현장조직이라면 노민투는 온건 성향의 현장조직이다. 15일에 열린 6차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집행부와 분과장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표 촉구를 요구하고 있는 현 분과장들 대다수가 노민투 소속이다.

이런 가운데 6차 쟁대위 회의가 열렸던 15일에 분과장 가운데 한 명이 울산 중구의 한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개인 문제로 이번 노조 파업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지만 분과장의 자살 사건을 놓고도 집행부와 분과장들 사이에 감정대립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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