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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8일] 무책임한 서울시 개발 행정

지난 5일 서울시는 서울역 북부 코레일 부지에 40층 높이의 국제회의시설 조성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코레일과 서울시가 국제회의시설 조성을 위한 '기본 구상안'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의 전격적인 조치다. 계획만 보면 서울역 북부에 제2의 COEX가 들어서 이 지역 일대의 개발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게 한다. 하지만 계획에 대한 전문가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용산국제업무지구 문제도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서울시와 코레일이 또다시 대규모 부지 개발 계획을 내놓은 데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더 많다. 서울시는 "서울 지역의 관광호텔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발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미 2년 동안 코레일과 개발 계획안에 대해 논의를 마친데다 코레일이 직접 시행ㆍ운영해 용산과 달리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 같은 설명은 무책임한 낙관론으로 들린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서부이촌동을 개발대상지에 무리하게 끼워 넣었지만 정작 사업지연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사업자탓으로만 돌리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서울시가 쏟아놓은 각종 개발계획도 곳곳에서 투기 바람을 불러 일으켰지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지며 곳곳에서 민원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내 1만㎡ 이상 대규모 부지의 종합개발 방안,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사업자가 개발 계획에 대한 서류만 완비해오면 조성계획에 대해 동의해주는 것은 무책임한 개발 행정에 가깝다. 서울역 북부 개발계획을 확정하는 일은 용산개발에 발목을 잡힌 코레일이 건설사의 지급 보증 문제를 해결한 후에 처리하는 '행정의 묘'를 발휘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용산에서도 '불(서부이촌동 통합 개발) 지르고 불(주민 반발) 구경하고 있는' 서울시가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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