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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만 '반짝'… "美 상업銀 위기는 진행중"

씨티그룹이어 BoA도 1분기 42억弗이나 순익 불구<br>속사정 살펴보면 부실 여신 눈덩이 '빛 좋은 개살구'<br>"금융시장 온기 거품 아니냐" 조기 안정 회의론 고개



미국 간판 상업은행의 실적은 그럴싸했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니 부실이 예상보다 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월가 금융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일(현지시간) 그동안 큰소리 친 대로 순이익을 내긴 했으나 부실자산 손실 처리와 부실 여신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미 상업은행발 금융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앞서 지난 17일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 역시 16억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이는 분식수준의 회계처리 덕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미 은행들의 깜짝 실적이 과대 포장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월가가 은행들의 1ㆍ4분기 실적이 믿을 만한 것인지, 과연 이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BoA의 이 같은 실적은 월가의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기폭제로 작동하는 모습이다. BoA의 실적이 발표되던 날 월가는 두번 놀랐다. 당초 전망치를 뛰어넘는 순이익 규모에 첫번째로 놀랐고 막대한 잠재 부실이 장부를 통해 확인되자 재차 충격을 받았다. BoA의 이익규모는 주당 44센트, 자그마치 42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표면화하기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증가한 것일 뿐만 아니라 당초 전망치인 주당 4센트의 10배에 해당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월가는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전망에 더 주목했다. BoA 실적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야 말로 ‘빛 좋은 개살구’다. 부실 자산에 대한 대손 상각 규모는 69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났고 미래에 발생할 손실에 대한 대비한 대손충당금도 단 3개월 만에 57% 증가한 134억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자 등을 받지 못하는 무수익 자산은 257억4,000만달러로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는 부동산 대출과 신용카드를 비롯한 가계발 부실 여신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의미로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상업은행의 목을 죌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반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BoA의 신용카드 부문은 아예 적자로 전환, 18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흑자를 냈다지만 중국 건설은행 주식 매각과 메릴린치 보유 부채에 대한 재평가 이익이 반영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추가 자본 확충은 필요 없다며 큰 소리쳤던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앞으로 실업률은 더 올라갈 것이어서 신용 손실은 더 커질 것”이라며 슬며시 꼬리를 내렸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가계발 부실여신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은행주들이 추풍 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BoA 주가가 24% 폭락한 것을 비롯해 ▲씨티그룹 19.5% ▲웰스파고 16.1% ▲JP모건 10.7씩 각각 급락했다. BoA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금융시장 조기 안정론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가 6주째 랠리를 펼치고 일부 경제지표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고 집값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 은행의 부실여신이 계속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ㆍJP모건 등의 양호한 실적발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월 초 씨티그룹과 BoA는 올 들어 2월까지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히면서 얼어붙은 금융시장에 온기가 돌았지만 이런 훈풍은 결국 거품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당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분식에 가까운 회계처리로 실적을 포장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17일 1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정부 배당금을 제외하면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씨티그룹이 연간 단위로 주당 25센트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며 ‘매도’ 의견을 냈고, 은행 산업에 정통한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다수의 은행들은 2ㆍ4분기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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