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은 흔히 서울 ‘강남권’의 서쪽 경계선으로 인식된다. 이른바 강남3구가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동작구 흑석동은 강남3구와 바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열악한 기반시설이나 주거여건으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곳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중장기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최근 흑석재정비촉진지구가 여러 재촉지구 중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흑석지구는 총 82만8,000㎡ 규모. 지난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구의 재정비촉진계획이 서울시의 심의를 받고 있어 이르면 연내 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정은 부동산114 대리는 “흑석지구는 강남권뿐 아니라 용산과도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어 가치 상승 기대가 큰 곳”이라며 “지하철 9호선의 직접 수혜권이라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바뀌나=동작구가 연초 시에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흑석지구는 총 10개 구역으로 나뉘어 재정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중 9호선 흑석역세권으로 예정된 촉진1구역은 재건축 방식으로 개발되며 나머지 9개 구역은 주거지 중심으로 재개발된다. 흑석지구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에서 한강변으로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형을 그대로 살릴 경우 자연스럽게 최대의 한강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구의 개발계획안도 경사도 20% 이상의 급경사 지역은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사도 10~20%의 구릉지역은 계단식 판상형과 테라스+판상형의 혼합형으로 건축물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흑석역세권 주변부. 현재 2ㆍ3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일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주상복합으로 건립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현재 지구 내에서는 흑석4~9구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6개의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흑석4~9구역이 바로 그것. 사업 추진상황은 4~6구역이 7~9구역에 비해 빠른 편이다.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5구역.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은 5구역은 이미 관리처분계획을 마쳐 이주율이 90%에 이른다. 6구역 역시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난 상태로 조만간 이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게 될 4구역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반면 7~9구역은 아직 추진위 단계로 구역 경계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다소 사업추진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망권’ 따라 투자가치 갈린다=한강과 국립현충원이 맞닿아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보니 흑석지구 투자가치 역시 조망권에 의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업추진이 빠른 4~6구역 중 가장 뛰어난 조망권을 갖춘 곳은 4구역으로 꼽힌다. 동쪽으로 국립현충원과 맞닿아 있는데다 한강까지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가격은 사업추진속도의 차이 때문에 4~6구역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합원 추가부담금까지 확정된 5구역의 경우 112㎡형의 경우 6억1,000만~6억2,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조합원 분양가가 4억1,00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2억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있는 셈이다. 7~9구역 중에서는 단연 7구역이 노른자위로 꼽힌다. 한강변에 맞닿아 있어 가장 탁월한 한강조망권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대현공인 한기수 사장은 “7구역 33m 안팎 빌라 지분은 3.3㎡당 4,000만~4,500만원을 호가한다”며 “하지만 지구지정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다 보니 거래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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