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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으로 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전기차 중간단계… 연비 66.7㎞

처음 전기모터로만 50㎞까지 주행후 하이브리드 전환

충전기능으로 전기차 처럼 배터리 소진 걱정 없어

유럽 "연비규제 넘자" 속속 출시… 국내엔 내년 선뵐듯

아우디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인 'A3 스포트백 e-트론'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아우디를 비롯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의 유럽 브랜드들은 점점 강화되는 연비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PHEV 개발 및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의 통합 정보창.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의 주행모드,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의 엔진룸에는 1.4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들어있다. 배터리는 뒷좌석 아래에 배치돼 있다.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지난해 가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자동차전시회(프랑크프루트 모터쇼) 현장. 유럽의 자동차 기술을 이끄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브랜드들이 일제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전시해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럽은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보다는 클린 디젤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이들 유럽 브랜드들이 갑자기 PHEV를 선보인 것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당시에 선보여졌던 PHEV들은 양산 단계를 넘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들 유럽 브랜드들이 PHEV에 집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갈수록 심해지는 유럽의 연비 규제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PHEV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럽 PHEV, 미래 향해 '충전 완료'=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PHEV는 아우디의 'A3 스포트백 e-트론'과 메르세데스-벤츠의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였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은 실용성을 중시한 준중형 PHEV이고 메르세데스-벤츠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최고급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면에서 양극단에 있지만 PHEV에 대한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주는 차라는 점은 같았다. 이제 맞서 BMW는 'i8'을 전시했다. 이 차는 기존 차량에 PHEV 시스템을 적용한 차가 아닌, 근본부터 PHEV를 추구한 PHEV 전용 모델이자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결합한 점은 기존 하이브리드카와 같지만 충전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순수 전기차와 같이 배터리를 충전한 뒤 처음에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달리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엔진을 켜고 기존 하이브리드카처럼 달린다. 때문에 순수 전기차처럼 배터리가 떨어져 길에 설 염려가 없고 기존 하이브리드카에 비해서는 연비가 월등하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의 미래는 결국 전기차로 갈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기에 PHEV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이행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고 충전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지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PHEV가 중간 단계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해 유럽과 미국의 연비 규제를 극복하는 문제에서도 PHEV가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PHEV 분야에서는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마찬가지로 일본 도요타가 가장 앞서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 격인 '프리우스'의 충전식 차인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미 세계 주요 시장에서 시판되고 있다. 이에 도전하는 유럽의 PHEV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지 세계 자동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유럽 공략 시작=이런 가운데 최근 오스트리아 빈 일대에서 열린 아우디 A3 e-트론 국제 기자 시승회에 참가해 차를 평가해 봤다. 이 차는 국내 시판 중인 준중형차 아우디 'A3 스포트백'의 PHEV 버전이라 외관이 같다. 다만 내부에 배터리와 모터가 달렸고 외부에 충전용 플러그가 장착된 게 다르다.

충전 플러그를 뽑고 차를 출발시켰다. 출발한 뒤부터 일정 거리까지는 엔진은 끄고 모터만 가동하는 전기차 모드로 달린다. 전기차 모드로 최대 50㎞까지 달릴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130㎞까지 높일 수 있다.



전기차 모드의 주행 느낌은 상당히 부드럽다는 것. 전기차는 모터의 토크가 강한데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회생제동장치가 작동해 가고 설 때 덜컹거리는 이질감이 있다. 그러나 이 차는 이 점을 성공정으로 없앴다. 출발은 부드럽고, 회생제동 역시 브레이크를 밟을 때만 작동해 감속도 부드럽다.

전기만으로 50㎞ 이상을 달리니 1.4ℓ 가솔린 엔진이 켜지고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됐다. 일본 하이브리드차처럼 내연 기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전기의 역할을 극대화한 주행 패턴이다. 주행감은 빠르고 민첩하다. 정지 상태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7.6초, 최고속도는 시속 222㎞다.

이 차의 특징 중 하나는 '하이브리드 충전' 모드가 있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차로서 달리되, 다음 주행을 위해 엔진의 힘을 배터리 충전에 보다 많이 할애하는 방식이다. 회생제동장치도 가속페달서 발을 떼면 바로 작동된다. 주행 말미 이 모드를 사용하면 다음 주행을 위한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차는 유럽에서 7~8월 출시되며 가격은 독일 기준 3만7,900유로다. 연비는 유럽 기준 66.7㎞/ℓ. 전기차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를 섞어 총 100㎞를 달리는 데 연료가 1.5ℓ밖에 안들어 간다니 놀랍다.

아우디 관계자는 "PHEV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대중화할 지는 모르지만 선구적인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내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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