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0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통합 3주년을 맞아 인력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토지ㆍ주택 판매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기업 경영환경에서는 파격적이라 불릴 만큼 조직 전체를 현장중심으로 개편했고 1급 간부 절반을 물갈이하면서 세대교체의 물꼬도 텄다. 또 공기업 최초로 공채 출신 40대 여성 부서장을 발탁하는 등 보수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도 보여줬다. 이지송 LH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에 앞서 인사라인 전체를 먼저 교체하는 등 공정성에도 공을 들였다. ◇전체 인원 57%가 사업 현장으로=LH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본사의 4개 처ㆍ실을 없애고 지역본부는 152개 내근 부서를 94개로 줄이는 대신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개발사업단을 37개에서 62개로 늘렸다. 이를 통해 본사 및 지역본부 내근 직원 1,480명을 현장에 내보내는 등 사업단에 LH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을 전진배치했다. 기존 LH의 현장인력이 3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LH에 따르면 앞으로 개발사업단은 보상에서 개발ㆍ공사ㆍ건설ㆍ판매ㆍ관리까지 사업의 전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자기완결형 조직구조를 갖추게 된다. LH의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사업을 무분별하게 벌여놓고 실패하더라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관행을 없애고자 사업단에 권한을 대폭 넘기되 경영책임도 부여하는 사업실명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급 절반 물갈이 세대교체 물꼬=LH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본부 처ㆍ실장과 지역ㆍ사업본부장 등 1급 80명 가운데 절반을 물러나게 하거나 4급 직급으로 전보했다. 대신 1~2급 상위 보직의 25%에 해당하는 140명(1급 35명, 2급 105명)을 젊고 성과가 뛰어난 새로운 직원들로 채워 넣었다. LH의 한 관계자는 "상위 직급에는 강력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비어 있는 자리에는 하위직이 실제 상위직 업무를 수행하는 보직승진을 통해 세대교체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 최초로 공채 출신 여성 부서장을 배출해 1급인 주택디자인처장에 김선미 부장(조경직)을 임명했다. 또 상위 직급 승진에서 소외받던 전기직ㆍ화공직 등 소수직렬에서의 발탁인사도 이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발탁된 오산사업본부장은 소수직종인 전기직으로는 처음으로 사업본부장의 보직을 부여받았다. ◇주거복지ㆍ판매에 올인=LH는 본연의 업무인 서민 주거복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조직개편에서 도시재생 및 도시개발사업과 임대주택 공급ㆍ운영ㆍ관리 등을 담당하는 주거복지이사직을 신설했다. 또 고객과 직접 맞닿아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 주거복지사업단도 조직을 격상하고 2개에서 20개로 숫자를 대폭 늘렸다. 이와 함께 판매조직도 정비했다. 토지판매기획처와 주택공급처를 판매기획처로 통폐합해 판매역량을 결집했고 지역본부 내에는 관내 사업 전체에 대한 종합판매센터로서 '판매고객센터'를 설치했다. 보상기능과 부동산 금융업무를 전문화하기 위해 보상기획처와 금융사업처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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