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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겐헌터 "가자 러시아로"

증시 폭락하자 차익 겨냥 저가매수세 대거 유입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금융시장이 폭락하자 '바겐헌터(저가매수자)'들이 차익을 노리며 시장에 모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신흥국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러시아 시장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저평가된 시장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장악한 지난 3일 러시아 증시의 MICEX지수는 무려 10.79%나 떨어졌지만 저가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4일에는 5.26% 상승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금융정보 업체 EPFR의 자료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증시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이날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에 들어온 자금도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러시아 주식의 현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10년여 동안 가장 낮은 4에 머물 정도로 저평가된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JP모건의 올레그 비률료프는 "저가매수를 노린다면 저평가된 곳을 찾아야 하는데 현상황에서 러시아보다 저평가된 시장이 어디 있겠느냐"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정정불안과 동서 신냉전의 중심지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증시에 대한 관심도 높다. 베테랑 신흥시장 투자자인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회장은 7일 자신의 블로그에 "우크라이나 자산시장에 대한 흥미를 놓지 않고 있다"며 "개별기업 주식 수준에서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UX는 지난해 11월 이후 계속된 정치적 갈등상황에도 올 들어 18.75%나 오른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농업 분야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적·군사적 긴장이 아킬레스건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격히 악화할 경우 저가매수가 그대로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세르지오 트리고 파즈 블랙록 신흥시장 채권 담당 책임자는 "신흥시장이 위기를 벗어나면 기회가 열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언제든 악화할 수 있다"며 "지금은 매도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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