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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 공항에서 차로 1시간여 달려 찾은 아우디의 잉골슈타트 본사. 본사 건물과 박물관, 공장 등 3개의 건물로 둘러 쌓여 있는 광장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은 노인들과 어른들로 붐볐다. 자신이 주문한 차량을 직접 인수 받기 위해 잉골슈타트 본사까지 찾아온 고객들이다. ‘아우디 포럼(Audi Forum)’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본사 건물의 한 켠에는 자신의 자동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차를 넘겨받는 과정이 이들에겐 개인적인 축제인 셈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고객은 “10년 가까이 모은 돈으로 아우디를 샀다“며 “아우디를 넘겨받는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라고 말했다. 광장 한 켠에 위치한 잉겔슈타트 공장내의 차체 공장. 이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매우 진지한 표정이다. 차체 프레임과 프레임을 용접하는 공정은 1만 볼트의 레이저 용접으로 진행돼 손톱 굵기만한 ‘불똥’이 튀어나와 공장 안을 밝게 비추고 있다. 하루에 A3 차량의 차체 생산량은 900대에 불과하지만 불량률 0%에 도전하기 위한 작업자들의 모습은 분주하다. 전체 공정 중 98%는 자동화돼 있고 단 2%만이 수작업으로 이뤄지지만 사실상 2%는 차체에 대한 샘플 테스트인 셈이다. 공장 안내를 담당하는 월터 냅(Walter Knapp)씨는 “지난 58년 잉겔슈타트 공장이 설립된 이후 큰 파업 없이 공장이 가동된 가장 큰 비결은 안정적인 노사 관계”라며 “11년 연속 성장의 신화 역시 노조원들의 장인 정신과 회사와의 협력 체제 구축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조만간 8,150만 유로(지난해보다 4배나 많다)를 아우디 직원 4만5,000여명에게 분배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5년 4월 회사측과 한국의 노조격인 총노동자평의회간에 타결한 것으로 영업이익의 10%를 직원들에게 분배하는 ‘확대 직원 이익분배제’에 따른 것. 베너 비두겔 아우디 인사담당 책임자는 “아우디의 이익 분배는 기업 성과가 좋으면 직원이 보상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회사와 성과를 공유하는 만큼 아우디의 성공이 개개인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사 문화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11년 연속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해 90만5,1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9.2%의 성장을 일군 뒤 올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0만3,000대를 판매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월간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해 연간 판매량 100만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아우디가 독보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돈독한 노사관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는 201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한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의 전망이 현실화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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