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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가입자가 단 한 달 만에 1억원의 요금 폭탄을 맞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자신이 직접 사용하지 않고 스팸업자에게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 칩을 넘기면서 사달이 난 것으로 보인다.
13일 포털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자신을 자동차 영업 관련 종사자라고 밝힌 문모씨는 최근 한 이동통신사로부터 요금 명세서를 받고 깜작 놀랐다. 자신이 가입한 두 개 휴대전화 회선에 청구된 요금이 각각 5,084만원과 4,981만원에 달했기 때문. 한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 500만개씩 보낼 수 있는 규모다.
문씨는 대리점 직원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모 통신사 대리점에서 ‘망내 요금제’를 가입하러 왔다고 했는데 직원이 LTE 무한요금제로 해 놓았다”며 “통장 잔액 2,750만원이 전액 출금돼 확인해 본 결과 휴대전화 사용요금으로 청구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문씨 자신이 스팸업자이거나 남에게 빌려줬다가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 그가 “사업상 전화와 문자를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일개 개인이 문자메시지 500만건을 보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당 이통사 측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문씨가 가입한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1억원의 요금이 부과된 것이 맞다”며 “문모씨가 본인의 친구에게 유심칩을 넘겨 26분만에 20만개의 문자를 보내는 등 대량 발송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팸업자가 개입해 있다고 판단하고 조만간 경찰에 고발조치 할 계획”이라며 “1억원에 대한 징수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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