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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차기총리 '청렴도·도덕성' 최우선

[김태호·신재민·이재훈 사퇴]<br>'공정성'이 중요 원칙… 법조·관료 출신 발탁 가능성<br>김황식 감사원장·조무제 前대법관등 후보자로 거론

임태희(가운데) 대통령실장이 29일 오전 정진석(오른쪽)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과 함께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김태호 국무총리,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왕태석기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여론의 질타 속에 지명 21일 만에 전격 사퇴함에 따라 차기 총리에 대한 인선기준과 하마평, 지명 시기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공정한 사회'의 건설을 누차 강조하면서 이 대통령 자신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면서 '공정'이 차기 총리 인선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차기 총리는 '공정'의 원칙에 따라 청렴도와 도덕성이 높은 인사가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평생 청렴성을 유지해왔던 고령의 법조인이나 관료ㆍ교육자 등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영남 출신인 김 후보자가 낙마했다는 점에서 지역안배 차원으로 호남 또는 충청권 인사가 기용되거나 도덕성과 공정성을 대표할 수 있는 적임자가 있다면 여성 총리가 전격적으로 지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는 "국정 공백이 없도록 차기 총리 인선을 가급적 빨리 하겠다"고 밝혀 총리 후보자 지명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 콘셉트는 '공정한 사회'=청와대는 29일 오전 김 후보자가 전격 사퇴하자 곧바로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후임 총리 후보자의 대략적인 인선기준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비서관실은 임 실장의 주도로 후보군 작성 등 실무 인선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 총리 인선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말씀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가 '공정한 사회' 구현에 적합한 총리를 찾고 있음을 임 실장은 내비쳤다. 그는 "지금 내부적으로 인사검증 문제와 시스템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며 "공정사회라는 측면에서의 역량과 경력에 대한 평가, 아울러 도덕성 등에 대해 보다 더 실질적인 측면에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도 '공정한 총리' 찾기를 암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 등의 사의를 접하고 "'공정한 사회'를 국정 기조로 제시한 후에 개각 내용에 대해서 그간에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있는 점을 고려해서 이번에 후보자들의 사퇴의사 발표는 국민의 뜻에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정부는 심기일전해서 국정을 바로 펴는 데 가일층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정한 사회원칙이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뿌리내리도록 힘을 쏟겠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이에 따라 후보군 작성은 인선 콘셉트와 기준이 새로 정해지고 인사검증이 강화되는 점을 감안해 8ㆍ8 개각 때 마련된 것에 얽매이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렴도 높은 법관ㆍ관료 출신 등 거론=이 대통령이 갖고 있는 인선기준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40∼50대 젊은 피'나 '대권형'에 중점을 두지 않고 일단 인사검증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관리형ㆍ무균질 후보'를 찾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청렴한 전직 관료ㆍ법관ㆍ학자 출신이 발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또 내각과 청와대에 영남 출신이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강원ㆍ호남ㆍ충청 출신을 우선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임 총리 후보자로는 김황식 감사원장을 비롯해 조무제 전 대법관, 김진선 전 강원지사, 이완구 전 충남지사 정우택 전 충북지사,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이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총리 인선 시점과 관련, 임 실장은 "여러 가지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국정 공백이 최소화하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총리 인선은 인사검증작업 강화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총리 공백 상태가 오래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있는 만큼 추석 이전, 즉 다음달 중순 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 장관 후보자의 후임으로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주호영ㆍ장광근ㆍ조윤선 한나라당 의원, 정병국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자리에는 조환익 KOTRA 사장과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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